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25일국제사회가 아프가니스탄 재건에 수십억 달러를 약속했지만 아프간의 앞날은 여전히험난하다고 경고했다. 과도정부에 대한 지지를 표하기 위해 아프간을 방문한 아난 총장은 카불 대통령궁에서 하미드 카르자이 과도정부 수반과 40여분간 회담한 뒤 가진 회견에서 "재건과정이 잘 시작됐지만 남아있는 일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아프간인들에게 도쿄 아프간재건 국제회의가 아프간에 45억달러를 지원키로 한 것을 고려해 과도정부를 지지하고 국제사회에 협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카르자이 수반은 아난 총장과 회담한 후 분쟁으로 찢긴 국내 치안을 위해서라면국제평화유지군 추가배치를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프란세스크 벤드렐 유엔아프간 특사는 아프간 치안유지를 위해서는 최고 3만여 명의 평화유지군이 필요하다고 밝혔었다. 아난 총장은 "치안은 분명히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으나 영국 주도의 평화유지군이 활동을 카불 밖으로 넓히는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국제평화유지군은현재 4천500명이 배치돼 있으나 활동영역은 카불로 한정돼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는 도쿄 국제회의가 약속한 원조금 지원은 아프간 주요 도시와 고속도로의 치안이 확립되기 전에는 개시돼서는 안된다는 의식이 널리 퍼져 있다. 카르자이 정부가 앞으로 몇 주 간 지역 군벌과 군 사령관에 대한 통치력을 행사할 계획이지만 최근 발생한 군벌간 충돌과 미군과 아프간 잔당 대치 등을 고려할 때평화유지군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군벌간 충돌을 빚은 압둘 라시드 도스툼 국방 차관은 이날 "앞으로 아프간에서 군벌간 충돌을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난 총장은 "유엔은 지난 달 독일 본에서 아프간 군벌 등이 합의한 평화협정조항들을 단호하게 이행할 것"이라며 "아프간 국민이 과도정부를 지지하고 국제사회에 협력해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본 평화협정은 아프간 주요 종족 대표자회의인 `로야지르가'' 개최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카르자이 수반은 이날 회견에서 여성 2명을 포함한 위원회 위원 21명을 발표했으며 이들은 유엔과 함께 6월 21일 개최되는 로야지르가를 준비하게 된다. 아난 총장은 또 이란이 본 평화협정 체결 이후에도 시아파 이슬람 교도인 아프간 하자라족에게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미국의 비난과 관련, 아프간 주변국들은아프간 문제에 개입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으며 이날 저녁 이란 지도자들과 아프간재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테헤란으로 떠났다. 한편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날 워싱턴을 방문 중인 압둘라 아프간 외무장관을 만나 "우리는 아프간에서 군사작전에 이어 인도적 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향후 재건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미국은 아무리 오랜 걸리더라도 아프간을 도울것"이라고 말했다. 카르자이 수반의 방문에 앞서 미국을 방문 중인 압둘라 장관은 아프간에 대한미국의 지지에 감사를 표하고 "아프간은 모든 면에서 미국의 계속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불.워싱턴.이스탄불 dpa.AP.AFP=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