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가 관여하고 일정지분의 수익까지 보장받은 것으로 드러난 보물발굴 사업에는 이용호씨와 이 전 전무뿐 아니라 김형윤 전 국가정보원 경제단장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이용호 게이트의 핵심으로 삼애인더스 주가조작에 이용된 보물발굴사업은 원래일제강점기에 전남 진도 앞바다 등지에 묻힌 보물을 발굴하기 위해 90년대 중반부터 추진됐다. 이 중 삼애인더스가 가장 먼저 발굴에 나선 것은 1945년 일제 패망 직전 한 일본군 병사가 포탄 탄피에 감춰 진도 앞바다 바위동굴에 숨겼다는 보물발굴 작업이었다. 원래는 일제 쇠말뚝 뽑기 운동을 벌여온 사단법인 `한배달''의 소모씨가 처음 발굴허가를 얻어 사업을 시작했으나, 자금난으로 97년 오모.최모씨 등이 참여하게 됐고 오씨가 이용호씨와 수익을 `50 대 50''으로 나눠갖기로 동업계약을 맺으면서 발굴권은 삼애인더스로 넘어갔다. 이 전 전무는 작년 국정감사에서 오씨를 `잠수부''로, 최씨를 `보물발굴사업의실제 대표''라고 밝히고 "최씨가 찾아와 자금력 있는 사람을 소개시켜달라고 해 이용호씨를 소개했다"고 말했다. 동화은행 지점장 시절 부하직원이던 허옥석씨를 통해 허씨의 고교동창 이용호씨를 알게 됐고, 이후 최씨의 요청으로 이씨를 소개해줬다는 게 이 전 전무의 그간 주장이다. 이 전 전무는 2000년 11월 자신이 발굴수익의 15%를 갖기로 오.최씨 및 양모씨등과 `매장물 발굴협정서''를 체결하고 공증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나 국가정보원과해군,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로비를 맡았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오씨도 일부 언론을 통해 "이 전 전무가 2000년 8월께 2천만원을 투자하고 지분15%를 받기로 했으며, 그의 소개로 2001년 2월 이용호씨와 전국 15곳의 보물발굴에대한 계약을 맺고 수익을 반분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김형윤 전 경제단장은 이용호씨와 고교 선후배 사이로 99년말에서 2000년초 국정원이 보물발굴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작업을 벌일 당시 일선 책임자 역할을 맡았던 인물. 국정원이 보물 발굴사업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바로 이런 김-이씨의 관계에 기초한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