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금융위기로부터 급속하게 회복했던 한국경제가 성장과 실패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4년전 한국은 투자 여부를 결정하기가 매우 불투명한 나라였지만 지난해 주가가 무려 32%나 오르는 등 한국 증시는 세계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세계최고의 실적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이처럼 주가가 치솟았던 것은 아시아에서 4번째 경제규모를 가진 한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투자자들 사이에 확산되었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풀이했다. 찰스 애담스 IMF 아시아담당 부국장은 "침체를 보이고 있는 세계 경제 상태를 고려한다면 현재 한국경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통해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특히 최근 확산되고 있는 한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은 지난 97년 금융위기때 재벌의 선단 경영과 금융권의 부실 대출만을 기억하던 투자자들에게는 새로운 충격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40년동안 빈곤한 나라에서 개발도상국으로 발전한 한국경제가 봉건적 경영과 부패 때문에 선진국으로 발돋움 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한국경제의 기적''을 평가절하했던 수많은 비평가들에게도 비슷한 충격을 미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국 경제가 이처럼 급속히 회복할 수 있었던 요인과 관련, ▲수출 분야가 편중된 아시아 주변국가들에 비해 다양한 경제 시스템 보유 ▲견조한 국내 수요 ▲구조적인 약점 개선 노력 등을 지적했다. 신문은 그러나 지난해 WTO에 가입한 중국의 강력한 도전과 엔화약세에 따른 수출 경쟁력 감소, 올해 12월 치러질 대선을 의식한 정부의 개혁 지연 등은 향후 한국경제가 현재의 회복세를 유지해 나가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