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두아르도 두알데 대통령이 이끄는 아르헨티나 신정부가 3일 새 내각을 구성한 데 이어 페소화 평가절하를 골자로 하는 경제개혁안을 곧 내놓고 강도높은 자구책 가동에 들어간다. 아르헨티나는 3일 만기도래한 2천8백만달러어치의 외채를 갚지 못해 공식적인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다. 호르헤 카피타니치 내각조정장관은 이날 "4일(현지시간) 발표하는 경제개혁안이 아르헨티나의 전반적인 물가체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해 페소화를 달러화에 1 대 1로 고정시킨 페그제의 폐지를 재확인했다. 페소화는 달러화에 대해 1.35~1.4페소로 절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빠르면 3개월안에 단일 통화환율 시스템을 도입하고 의약품및 연료등 주요 생필품에 대해 가격상승 제한폭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10만달러 이하 부채는 페소화로 전환시킬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페소화 평가절하는 구매력을 크게 떨어뜨리고 달러 빚을 지고 있는 시민들의 부채 부담을 높여 또 다른 소요사태를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전체 대출의 80%가 달러화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일부 생필품 가격이 금주 들어 25∼40% 치솟고 의약품 수입상들은 가격인상을 위해 약 공급을 일시 중단했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 신정부는 브라질에 의약품 공급을 긴급히 요청했다. 두알데 대통령은 새 내각 구성 직후 첫 소집한 3일 각료회의에서 전국 공무원의 월급을 최고 3천페소로 제한하고 관용차량 이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시달해 경제개혁안에 강도높은 자구책이 담길 것임을 예고했다. 한편 두알데 대통령은 이날 호르헤 레메스 레니코브 하원의원을 경제장관에, 부통령을 역임한 카를로스 루카우프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지사를 외무장관에 임명하는 등 6명의 신임 각료를 발표했다. 두알데 대통령은 그러나 이 가운데 법무장관만 야당인사로 기용해 취임 직후 천명해 온 거국내각 구성은 모양만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