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워싱턴 포스트는 임오년을 하루 앞둔 30일(현지시간) '올해의 엽기 뉴스'를 발표했다. 포스트가 국내외 보도를 토대로 선정한 2001년의 엽기 뉴스는 역시 올해의 최대사건인 9.11 연쇄 테러와 관련된 내용이 많은 게 특징이다. 포스트가 선정한 올해의 엽기 뉴스 가운데 일부를 요약, 소개한다. ▲무조건 승소 확신= 플로리다주 스튜어트에 사는 데이비드 피치포드와 데이비드 브루너는 미국 시민들에 대한 공개적인 위협으로 정서적 고통을 겪었다며 오사마 빈 라덴을 상대로 1조1천억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AP통신 10월15일) ▲정상 생활 복귀가 급선무= 9.11 연쇄 테러 직후 매사추세츠주 밀포드에서 열린 중학교 미식축구 시합에 앞서 양팀의 선수와 응원단 등이 참석한 가운데 희생자추모 행사가 끝나자 심판은 재빨리 경기를 중단시키는 노란 깃발을 내던지고 홈 팀에 '경기 지연'을 이유로 공격 지점을 15야드 후퇴시키는 벌칙을 부과했다. 심판은 쏟아지는 관중의 야유에도 초지를 굽히지 않았다. (밀포드 데일리 뉴스 9월18일) ▲21세기에는 사랑의 정의도 새로워져야= 미국 태생의 교사로 영어밖에 말할 줄모르는 매티 다이어(70) 할머니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만 살아 중국어밖에 모르는배관공 출신의 양유쿤(71) 할아버지와 지난 7월 혼인식을 올린 뒤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사이에는 전기가 일어나고 자석이 있다"고 의기양양. (캐나다 캘러리 해럴드 8월4일) ▲올해의 자립적인 의료인상= 지난 11월 캔자스주 위치타에서 옷걸이가 목에 걸려 병원에서 수술까지 받은 한 남자(33)는 경찰에 제출한 서면 진술에서 파티 도중누군가가 자신의 술잔에 코카인을 채운 동전 크기의 풍선을 넣은 것을 모르고 마신후 문제의 풍선을 스스로 빼내려고 옷걸이를 목구멍 속에 집어 넣었다가 걸려 십년감수했다며 마약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호소. (위치타 이글 11월4일) ▲현장 적응 훈련= 셔먼 호킨스라는 사람은 몬태나주 교정국장직을 지원하며 행정학 석사학위에 교정국 경력 28년이라는 이력서까지 제출했으나 주디 마츠 주지사에 의해 보기 좋게 딱지. 사연인 즉, 호킨스의 교정국 경력이란 바로 자신의 아내를 살해한 대가로 받은 무기징역형에 따른 수감 경력이라는 것. (AP통신 6월4일) ▲솔직도 때로는 병= 에드윈 게이너(21)는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시 경찰관이 되려다 지원서를 정직하게 작성한 죄(?)로 쇠고랑을 차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 게이너는 `죄를 지은 적이 있느냐'는 문항에 곧이곧대로 '네'라고 대답한 후 텍사스주에서차량털이를 한 적이 있다는 설명까지 곁들인 탓으로 곧장 형사에게 넘겨졌고 미제사건임이 들통나자 그대로 구속되는 바람에 어렸을 적부터 꿈이었던 경찰관 배지를 눈앞에서 날리고 말았다. (볼티모어 선 8월31일) ▲소송 만능 시대= 메리 소우더라는 여성은 버지니아주 로노키의 애완동물센터 소장의 개가 흘린 침 때문에 미끄러져 무릎을 다쳤다며 10만달러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로노키 타임스 6월19일) 그런가 하면 1998년 캐나다의 퀘벡주 레녹스빌에 있는 비숍대학 기숙사의 코카콜라 자동판매기를 흔들다 자판기가 넘어지면서 그 밑에 깔려 숨진 케빈 매클이라는 학생의 가족은 자판기에 `흔들지 말 것'이라는 표시가 없었다는 이유로 미화 6만6천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는데 매클은 진작부터 자판기를 흔들어 공짜 음료수를 마시기로 학교내에서 정평이 있었다는 것. (내셔널 포스트 7월11일) 도로시 윌리엄스라는 여성도 일리노이주 에드워즈빌의 한 주유소에서 넘어져 등과 무릎을 다친 후 주유소 앞에 버려져 있던 바나나 껍질 때문이었다며 손해배상을요구했다. (벨러빌 뉴스-데모크랫 7월13일) ▲테러전에 관한 한 스웨덴은 믿지 말라= 스웨덴 해군은 예산 삭감을 이유로 하루 24시간 작전 체제를 오전 9시-오후 5시 체제로 변경했다. (로이터통신 5월16일) ▲상투적인 질문에 그만 덜컥수= 마리아 리아노라는 페루계 불법 이민은 플로리다주 탬파공항에서 탑승 절차를 밟던 도중 '짐을 스스로 꾸렸느냐'는 보안원의 질문에 '그런 걸 왜 묻느냐'고 항의했다가 그대로 철창행. 원래는 남의 부탁으로 마약이나 위험 물질을 운반하는 것을 단속하려는 취지였지만 이제는 거의 요식화된 질문인줄 몰랐던 리아노는 제풀에 놀라 따지듯 대들었다가 갖고 있던 2만5천달러어치의 고급 의류가 장물임이 들통난 것. (AP통신 6월16일)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