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파키스탄은 27일 서로 제재조치를 취한 데 이어카슈미르에서 포격전을 벌이고 주민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는 등 양국 사이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인도군 장교는 양국 군대가 이날 카슈미르 지방의 양국 간 휴전선이 있는 푼치에서 서로 박격포로 포격전을 벌였으며 국경선 곳곳에서 총격전도간헐적으로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키스탄측은 이에 대해 논평을 하지 않았다. 카슈미르의 인도 통치 지역에서는 전쟁을 우려한 주민들이 피난을 떠나고 있다. 자무-카슈미르주의 쿠타에 있는 부서진 학교에서 아들, 손자들과 함께 살고 있는 수미트라 데비라는 여성은 "전쟁이 임박한 것 같다"며 "군인들이 마을에 와서 안전한 곳으로 떠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양국이 카슈미르의 1천100마일 국경지대로 군대를 증파하기 시작한이후 자국 통치지역의 주민 1만여 명이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모두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도 (전쟁을 수행할)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자스완트 싱 인도 외무장관은 27일 밤 "우리가 전쟁에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또는 얼마나 멀리 있는지 가늠할 수는 없다"며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단지 `걱정하지마라. 우리는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시드 쿠에레시 파키스탄 정부 대변인도 "우리는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대응하고 보복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27일 각각 상대방 대사관의 직원 절반을 48시간 이내에 추방하고 상대국국적기의 영공통과를 금지하는 등 제재조치를 취한 양국은 28일 외교관 추방 시한을내년 1월 1일에서 1월 5일로 연기했다고 파키스탄 대사관의 한 관리가 밝혔다. 미국은 양국 지도자들에게 다음 주 네팔에서 열리는 남아시아정상회담에 참석해문제를 논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필리 리커 국무부 대변인은 "인도와 파키스탄은대화로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랄 K. 아드바니 인도 내무장관은 인도는 파키스탄이 지원하고 있는 무장단체들과 대(對) 테러전쟁을 수행하는데 국제적인 지지는 필요없다"며 "다른 나라의지지에 관계없이 무장단체들과 단호하게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뉴델리 AP=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