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이 올해 선정한 히트상품들은 소비자들의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뚜렷이 대변해 주고 있다. 소비자들은 우선 건강과 편리함을 주는 상품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료 부문에서 건강은 절대적인 화두. 기존 관념을 깬 새로운 개념으로 소비자들을 만족시킨 상품이 많은 점수를 받았다. 롯데제과의 자일리톨 껌은 껌시장의 물줄기를 돌려 놓는 파괴력을 나타냈다. 단순 기호식품이 아니라 치아건강에도 좋다는 메시지가 소비자들에게 먹힌 덕분이다. 편리함도 소비자들에겐 빼놓을 수 없는 선물이다. 대우전자의 마이더스 세탁기는 세제를 일일이 넣어야 하는 번거로움에서 주부들을 해방시켰다. 여성의 지위가 올라가고 가장보다는 가족전체로 무게중심이 옮아가는 사회흐름의 변화도 상품시장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LG카드의 레이디카드는 여성만을 과녁으로 마케팅활동을 펼쳐 성공한 대표적인 경우. 이를 벤치마킹해 수많은 파생상품이 선보이고 있다. 생명보험 시장에서도 놀랄만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국내외 생보사를 막론하고 종신보험이 으뜸상품으로 자리매김한 것. 가족의 미래를 담보하는데 가장 좋다는 인식이 확산된 때문이다. 첨단 기능의 제품들이 각광을 받는 것 또한 디지털사회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기존 TV의 성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킨 것으로 평가되는 삼성전자의 파브TV를 비롯해 하나로통신의 하나패스, 한국통신의 메가패스 등이 히트상품 반열에 오른 것 자체가 한국사회의 디지털화를 뚜렷이 보여주는 방증이다. 히트상품이 사회 흐름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은 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본경제신문은 올해 히트상품에 '중국산(made in China)'을 포함시켰다. 특정 상품이 아닌 중국산 제품을 통칭한 것이다. 현재 일본에 수입되는 의류의 4분의 3은 중국산으로 채워지고 있다. 중국에 현지 공장을 둔 일본 의류업체 유니크로가 일궈낸 신화는 바로 저가격.고품질의 옷을 만들어내는 노하우에서 탄생됐다. 히트상품은 결국 그 상품이 팔리는 곳의 경제상황과 소비문화 변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얘기다. [ 한경소비자大賞 특별취재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