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동부 토라 보라 지역에서 버텨오던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카에다 병사들이 동부동맹이 최후 시한으로 제시한 12일 오전 8시(한국시간 오후 1시 30분)까지 투항하지 않았다고 하즈라트 알리 동부동맹 사령관의 한 대변인이 말했다. 그러나 동부동맹의 또다른 사령관 모하메드 랄은 알-카에다측이 20-40명 단위로 투항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시간이 지연되고 있지만 항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랄 사령관은 "알-카에다가 투항할 안전한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이 지역을 정리하고 있다"며 이렇게 전망하고 알-카에다 병사들이 무기를 버리고 수색을 위해 짧은 거리를 걸어 내려오면 트럭으로 이동해 구금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카에다가 최후 통첩시한까지 투항하지 않은 것과 관련, 알-카에다 잔당은 동부동맹측에 새로운 항복조건을 제시했다고 아프간이슬람 통신(AIP)이 보도했다. AIP는 익명의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동부 토라보라 산악지대 동굴 등에 은신해 있는 아랍계 중심의 알-카에다 대원들이 자국 외교관들의 입회하에 유엔에 인도돼야 한다는 조건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한편 미군은 알-카에다 세력들이 최후 통첩시한까지 투항하지 않자 B-52 폭격기를 동원해 토라보라 지역에 폭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 폭격기는 최후통첩 시한이 지나자 토라보라 상공을 위협적으로 선회했으며 1시간쯤 후에 공격을 가했다. 미군 폭격기가 알-카에다 병사들이 점령하고 있는 협곡을 직접 명중시켰는지 여부와 사상자가 발생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 빈 라덴이 이들 잔당 가운데 끼여 있는지 여부도 불확실한 상태다. 미국 전투기들은 앞서 이날 새벽에도 토라 보라 지역에 폭격을 단행했었다. (토라 보라.이슬라마바드 AFP=연합뉴스) hong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