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최대의 상업도시 잘랄라바드에서 북부동맹 병사들에 의한 약탈이 자행되고 반군 내부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민심이 떠나고있다. 동부의 관문격인 잘랄라바드는 특히 주민 상당수가 수염을 기르고 부르카를 두르고 다닐 정도로 보수적 성향이 강해 탈레반 정권시절에 유지되던 법과 질서를 그리워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다. 세계식량기구(WFP)의 식량창고 마저도 북부동맹 병사들의 약탈 대상이 돼 현지직원들이 나와 공포 분위기속에 경비를 서고있다. 유엔의 외국인 직원들은 9.11 테러 직후 모두 철수한 뒤 불확실한 상황 때문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으며 현지 직원들만 남아 약탈에 대처하고 있다. WFP 식량창고 현지 경비책임자 와리스 오마리는 "우리는 탈레반도 북부동맹도원치않는다. 현재로선 어느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면서 "지금 당장 다국적 정부가필요하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약탈 이외에 반군내부의 주도권 다툼이 유혈충돌로 비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북부동맹은 지난 17일 각 파벌간 회의인 '슈라'를 통해 각 파벌간의 무장 난투극을 막기위한 대책을 마련하기는 했으나 이 과정에서도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 회의에서 북부동맹의 파벌지도자 하즈라트 알리는 원하던 주지사 자리를 얻지못하고 대신 경찰책임자로 임명되자 화가 난 나머지 무전기를 벽에 집어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알리와의 경쟁에서 주지사 자리를 따낸 하지 압둘 카디르는 미리 준비한 회색비단 터번을 쓰고 주지사가 된 기분을 만끽했으나 북부동맹 병사들의 약탈행위에 항의하는 한 구호단체의 전화는 "나중에 다시 걸겠다"며 일방적으로 끊어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잘랄라바드 AP=연합뉴스)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