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연쇄 테러 배후 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의 후속 테러에 대한 경고가 거듭되고 있는 가운데 12일 뉴욕에서 또다시 민간 여객기 추락 사고가 발생하자 미국은 즉각 전국에 최고도의 경계령을 내렸다. 연방수사국(FBI)은 기종이 에어버스 A300인 아메리칸항공 소속 587편의 추락 사고가 테러 공격 때문이라는 조짐은 아직 없다며 사고 원인을 밝히기는 너무 이르다고 밝혔으나 관계 당국은 전국의 안보 조치를 대폭 강화했다. 사고기는 이날 오전 도미니카공화국의 산토 도밍고로 가기 위해 존 F. 케네디공항을 이륙한 후 뉴욕 퀸즈 구역의 거주지에 추락, 승객 246명과 승무원 9명 등 탑승자 255명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추락 장소에서도 희생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트레이시 볼링어 FBI 대변인은 587편의 추락이 테러분자 소행임을 시사하는 정보가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그렇게 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4천500여명의 희생자를 낸 9.11 테러 이후 꼭 두 달 하루만에 터진 이날 사고는 전국에 엄청난 충격파를 던졌으며 시민들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고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일부 시민은 그러나 테러분자들이 상징적 의미가 있는 재향군인의 날을 테러 공격 시점으로 잡았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시민들은 특히 테러범들이 민간 여객기 4대를 공중납치, 두 대는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건물, 한 대는 워싱턴 국방부 청사를 각각 들이받고 나머지 한 대는 승객들의 저항에 부딪혀 펜실베이니아주 벌판에 추락한 9.11 테러와 마찬가지로 이번 사고에 대해서도 공중납치에 이은 자살 공격 여부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연휴를 맞아 워싱턴 시내로 볼 일을 보러 나왔다는 로버트 존스(공무원)씨는 아메리칸항공 여객기의 추락 소식에 "제기랄(Jesus Christ)! 어떻게 이 런 일이, 그것도 뉴욕에서 또 일어날 수 있느냐"고 반문하고 "현재 가장 궁금한 점은 사고 원인"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이날 사고가 9.11 연쇄 테러의 후유증에서 겨우 회복되기 시작한 항공및 여행업계는 물론 경제계 전반에 큰 주름살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