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7일 통외통위,운영위,재경위 등 11개 상임위와 예결특위를 열고 1백12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소관부처별 심의를 계속했다. 그러나 각종 현안에 대한 여야간 시각차로 일부 상임위는 고성이 오간 끝에 유회되는 파행을 겪기도 했다. ◇통외통위=한승수 외교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전체회의를 갖고 중국의 한국인 처형사건을 집중 추궁했다. 한나라당 서청원 의원은 "외교부는 현지 신문에 대서특필된 사실도 모를 정도로 안이한 업무태도를 보였다"면서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갑 의원은 "외교장관이 유엔총회 의장을 겸한 관계로 한국에 없어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며 "장관직을 사퇴할 의향은 없냐"고 다그쳤다. ◇운영위=이상주 청와대 비서실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내년도 청와대 예산안 심의를 위한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민주당 내분에 대한 청와대 참모진의 책임을 추궁한 야당의 공세로 회의가 정회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집권당 내분으로 나라가 어렵게된 데는 청와대 참모진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상수 위원장이 "이 자리는 예산과 정책을 심의하는 자리"라며 정 의원을 제지했다. 그러자 정 의원이 "위원장이 무슨 재량으로 위원의 발언을 막느냐"고 고함을 질렀다. 이에 이 위원장이 "(정 의원이)회의장에 늦게 들어왔으면 이를 감안해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공격했고 정 의원이 "당신이 뭔데 나한테 지시해"라고 고성을 냈다. 그러자 여야 의원간 맞고함 사태가 빚어졌고 결국 회의는 유회됐다. ◇예결위=2000회계년도 세입세출 결산을 위해 열린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예산의 적기집행 여부와 예산전용의 문제점 등을 두루 추궁했다. 민주당 강운태 의원은 "경제난 타개를 위해 재정운용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박병석 의원은 "지난해 근로소득세가 예상보다 2조3천9백억원이나 더 걷혔다"면서 "봉급생활자의 상대적 박탈감만 가중시키는 근로소득세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은 "정부는 파산직전은 4대 연.기금을 증시부양의 수단으로도 활용하기에 앞서 재정건전화 대책부터 내놓아야 한다"고 추궁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