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중국산 참깨로 만든 참기름이 국내에수입되면 원산지는 어디로 표기될까. 답은 북한산이다. 또 중국업체가 중앙처리장치(CPU)는 일본산을, CD롬은 한국산을, 기타 부품은대만산을 구입해 단순조립한 컴퓨터가 국내에서는 중국산(Made in China)으로 표기된다. 한국산 직물을 중국 현지공장에서 재단.봉제한 신사용 양복도 중국산(Made in China)으로 유통된다. 이는 어찌 생각하면 당연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참기름을 산 소비자 입장에서 북한산인 줄 알고 샀는데 중국산 참깨로 만들어진 사실을 알면 속았다는 기분이 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자원부는 최근 원산지 표시규정의 개선 방안을 찾기 위해 각 협회를 통해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생산공정의 다양화, 다국적화로 획일적인 현행 원산지 표시방식으로는 최종 제품의 주요 재료, 제조공정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충분히 전달하는게 어려워져 개선 방안을 검토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행 국내 원산지 표시 규정은 `∼산' 또는 `Made in ∼'나 `Product of ∼' 등극히 제한적인 표현만 허용하고 있다. 반면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소비자에게 충분한 정보제공을 조건으로 다양한 방식을 허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참깨의 경우 `북한산(중국산 참깨 가공)'이나 `Roasted in DPRK, material(sesame) from China' 등으로 표기하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또 컴퓨터의 경우 조립 국가를 표기하고 주요 부품의 원산지를 나열, `Assembled in China, CPU origin Japan, CO-ROM origin Korea'처럼 표기할 수도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다양한 표기 방식을 허용하면 수입 판매자는 소비자에게 나쁜인상을 주는 후진국 부품 사용 여부는 빼고 선진국 부품만을 표기하는 등 부작용도우려돼 품목별로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