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플래시메모리등 부가가치가 높은 메모리 제품을 강화해 반도체업체의 선두인 비메모리업체 인텔에 도전하겠다는 야심찬 메모리사업전략을 공개했다. 세계최초로 3백mm 웨이퍼와 5백12메가 DDR(더블데이터레이트)및 S(싱크로너스)D램의 양산을 시작했다고 29일 발표함으로써 메모리업계에서는 더이상 경쟁자가 없다는 점을 과시했다. 생산성이 2.5배나 높은 3백㎜ 웨이퍼를 내년 초부터 본격 양산하기 시작하면 경쟁업체와의 격차는 크게 벌어지게 된다. 다른 업체들이 현재 주력인 1백28메가 D램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5백12메가 양산을 앞서 시작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황창규 사장은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이미 2백56메가의 원가가 주력인 1백28메가보다 싸지는 '비트크로스'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밝힌 메모리사업 전략의 축은 크게 두 가지다. 가격변동의 영향을 덜받는 안정적인 사업구조로 전환하는 것과 부가가치가 높은 고가제품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가격변동이 심하고 일반업체들이 물량을 과잉공급하고 있는 범용 D램 비중을 축소하겠다는 것도 포함됐다. 그동안 D램은 앞선 기술로 똑같은 제품을 싸게 만들어내는 원가경쟁력에서 우위를 가졌지만 앞으로는 서버 네트워크 게임기 등에 들어가는 주문형 D램 사업을 강화,고부가가치화함으로써 한차원 높은 사업을 벌이겠다는 구상이다. ◇플래시메모리 강화=플래시메모리는 휴대폰 디지털카메라 디지털캠코더 등에 들어가는 메모리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최근 IT(정보기술)산업 불황에도 불구하고 연평균 54%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최근 도시바의 플래시메모리부문을 인수하려고 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D램과 S램 세계1위인 삼성은 이 분야까지 장악해 메모리분야의 주도권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D램은 고부가화=삼성은 대용량이 필요한 서버·워크스테이션용,소형이면서 대용량이 필요한 노트북용 등의 D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고속처리가 필요한 그래픽용,초절전형이 필요한 차세대휴대폰용,초소형의 디지털카메라용,주문형 게임기용 등 다양한 고부가 D램 생산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