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자, 대기업들이 내년사업계획을 수립하면서 비용을 `제로베이스'에서 편성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래 성장잠재력 확보 차원에서 연구개발(R&D) 투자는 꾸준히 늘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02610]는 내년 인건비와 관리비, 광고선전비 등 각종 비용을 제로베이스에서 새로 재검토하는 등 초긴축 경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는 연간 적정비용 규모를 정하고 경기변수에 따라 가감하는 통상적인 방식이아니라, 아예 백지상태에서 치밀한 비용분석을 토대로 예산을 짜는 것으로 IMF 불황기 당시 대폭적인 경비절감 차원에서 일부 대기업이 도입했었다. LG전자는 제로베이스 예산편성으로 비용이 올해보다 20%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비상 시나리오 경영방침에 따라 사업전개에 필요한 부분을 중심으로 예산을 편성해 불요불급한 예산을 원천적으로 봉쇄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SK 역시 주요 계열사에 대해 불필요한 비용지출을 줄인다는 차원에서 제로베이스에서 예산을 새로 짜도록 지시했다. 삼성전자도 제로베이스 예산은 아니더라도 교통비와 통신비, 광고선전비 등 각종 관리비 예산을 내년에 상당히 줄일 방침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경기회복에 대비한 연구개발 투자는 대체로 늘리고 있다. LG전자는 내년 연구개발 투자는 올해보다 20% 가량 늘어난 1조2천억 수준으로잠정확정했으며 내년 시설투자는 올해(7천억원) 수준을 유지하되, 디지털 분야와 차세대 통신장비에 대한 투자에 집중키로 했다. SK도 올해 연구개발 투자분 4천억원보다 10∼20% 가량 늘릴 계획이며 시설투자는 올해 수준(3조2천억원)을 유지하거나 다소 낮추되, 차세대 이동통신과 생명과학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