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수입 철강재에 대한 201조(긴급수입제한조치) 조사 결과에서 무더기 산업피해 판정을 내림에 따라 양자 및 다자채널 가동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외교통상부와 산업자원부는 ITC가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등 16개 품목에서 수입철강재에 의해 피해를 본 것으로 판정함에 따라 미국과의 양자협의를 통해 우리 업계의 대미수출 차질을 줄일 수 있도록 대응키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와 관련, 내달 5∼9일 개최될 ITC 구제조치 관련 공청회에 대표단을 파견해우리 입장을 적극 표명키로 했다. 산자부는 이날 장관 명의의 성명서를 통해 "이번 판정은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의 기대를 저버린 것으로 자유롭고 공정한 철강교역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것"이라고 유감을 표한 뒤 "주요 철강국의 수입규제를 연쇄적으로 강화해 궁극적으로 세계 철강산업의 장기침체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성명서는 이어 "정부는 미국의 구제조치 결정 등 향후 절차 및 조치가 공정하고투명하게 진행되도록 면밀히 주시하는 한편 우리 업계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필요한모든 조치를 강구할 계획"이라며 유럽연합(EU)과 일본 등 주요 철강국과 다자차원에서 공동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와 관련, "실제 긴급수입제한조치가 발동될 경우 EU, 일본 등과 미국의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 관련 규정에 일치하는지 여부를 검토해 WTO 분쟁해결절차에 따른 대응도 적극 강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철강협회도 12월19일 구제조치 건의안 확정 때까지 진행과정을 주시하면서 우리업계의 입장을 전달키로 하는 한편 미국의 최종결정이 WTO 규정에 맞지 않게 나올경우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WTO제소 등 법적 대응도 검토키로 했다. 철강협회는 "미국내 철강업계의 경쟁력 약화에 따른 철강업계의 어려움을 수입철강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는 미국이 주장하는 자유롭고 공정한철강 무역체제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협회는 특히 올 1~8월중 미국의 철강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30% 감소하는 등 98년 이후 수입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판재류의 경우 수입급증으로 인한 산업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princ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