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은 18일 도쿄(東京)에서 고위급 외교당국자 회담을 열고 이번주 초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간에 이뤄진 정상회담의 후속조치 이행방안을 협의했다. 회담에는 한국측에서 외교통상부 임성준(任晟準) 차관보와 추규호(秋圭昊) 아태국장이, 일본측에서는 외무성 다카노 도시유키(高野紀元) 외무심의관과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각각 참석했다. 양측은 이날 회담에서 남쿠릴 수역내 `꽁치분쟁'을 늦어도 연내에 마무리짓는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를 위한 양국 고위급 외교.수산당국간 회담개최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측은 현재 남쿠릴열도의 조업쿼터인 1만5천t을 내년에도 확보한다는기본 방침에 따라 일본측에 ▲한국어선의 조업이 금지되고 있는 산리쿠(山陸)해역개방 ▲꽁치어장의 경제성이 높은 일본연안 35해리 이내 수역에서의 조업허가 등을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측은 이와 함께 꽁치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장관의 방일문제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과 일본은 역사인식 문제와 관련해 정상회담에서 제기됐던 공동역사연구기구 설치방안을 논의했으며, 특히 한국측은 기구의 추진력과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정부 주도의 사무국 설치를 일본측에 제안했다. 그러나 한국측이 역사공동연구를 통해 `공동교과서 제작' 문제까지 검토하고 있는 반면 일본측은 공동기구를 순수한 민간차원에서 구성하고 교과서 문제와는 별개의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양측은 한국인의 단기 무비자 일본 입국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 조속한 시일내에 영사국장 협의를 개최키로 의견을 모았다. 한국측 회담 참석자는 "무비자 입국문제는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며 "단 내년한일 월드컵 공동개최를 계기로 일본측이 한시적으로 비자면제를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