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인 경기침체와는 대조적으로 중국경제가 고도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두가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하나는 불황에 테러충격까지 겹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우리수출에 거의 유일한 활로로 기대된다는 점이고,다른 하나는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과 활발한 외국인투자 유치를 발판으로 지구촌의 제조업기지로 급부상함에 따라 국내 제조업기반이 위협받고 있다는 점이다.이처럼 이중적인 측면을 가진 중국경제 급성장에 우리가 슬기롭게 대응하지 못할 경우 일부 우려대로 조만간 엄청난 중국충격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최근 중국경제의 급성장은 한마디로 인상적이다.지난해 8.0% 성장한데 이어 올해에도 3분기까지 성장률이 7.6%를 기록하고 있다.이같은 고성장의 핵심요인으로 왕성한 외국인 직접투자가 꼽힌다.세계적인 불황 탓에 중국도 올하반기 수출증가율이 7%에 그치는 등 주춤한 상태지만 해외투자유치는 3백22억달러를 기록해 오히려 작년 동기보다 21%나 늘었다.게다가 중국정부는 적극적으로 재정지출을 확대해 지난 4년 동안에만 5천1백억위안을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에 투입했다.이같은 노력 덕분에 중국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소비가 약 10%,고정자산투자가 15.8%,공업생산이 10.3%씩 증가하는 등 왕성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우리로선 이같은 중국의 성장전략을 배워야 마땅하다. 우선 외국인 직접투자를 적극 유치해야 한다. 중국과는 달리 우리는 9월말 현재 외국인 직접투자가 97억1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1백4억3천만달러에 비해 약 7%가량 줄었다. 내수진작을 위해 추경예산을 편성하겠다고 한지가 언제인데 이제야 겨우 가시화되고 있는 점도 중국의 과감한 내수확대 정책에 비춰볼 때 아쉬운 대목이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오는 2008년 올림픽 개최를 성장잠재력 확충에 십분 활용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는 월드컵경기 개최가 임박했는데도 이를 경기부양에 적극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시정해야 할 것이다. 중국은 이미 우리의 주요 경제협력국이 됐지만 그 엄청난 잠재력 때문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경계만 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동반자와 기회의 장으로 삼아야 한다"는 진념 부총리의 지적대로, 우리가 중국변수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21세기를 맞아 한·중 두나라의 협력관계는 한단계 더 발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