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아프가니스탄에 국한하지 않고 다른 국가나 단체에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힘으로써 이라크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명백히 시사했다고 영국 일간 더 가디언과 더 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이 신문들은 미국이 존 네그로폰테 주유엔 대사를 통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전달한 편지내용을 바탕으로 이 같이 말했다. 더 가디언은 "우리는 자위를 위해 다른 단체나 국가에 대해서도 추가 행동을 취해야 할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미국의 편지 내용은 미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이외에 더 논란의 대상이 되는 목표물들을 테러와의 전쟁에 포함하겠다는 가장 명백한 시사였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확대할 경우 가장 가능성이 높은 목표물은 이라크라고 말했다. 이라크는 미국이 이번 작전을 위한 국제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공격 목표에서 제외했으나 이라크가 9.11 테러를 후원했다고 드러날 경우 상황은 바뀔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아랍권 지도자들이 미국에 대해 아프가니스탄 국경을 벗어나는 전쟁은 지지할 수 없다고 경고한 바 있으며 이라크가 공격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들은 후에 이번 작전에 대한 지지에 동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 국방부는 아직도 장기적인 대테러전쟁의 추후 단계에서 이라크를 공격 대상에 포함하기 위해 로비 중이며 이 장기전에는 테러범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해주는 것으로 의심되는 시리아와 심지어 이란까지도 공격대상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신문은 말했다. 그러나 가디언은 미국이 다른 국가들의 연루에 대한 증거없이 전쟁을 확대할 경우 유럽과 다른 여러지역의 지지를 상실할 수 있다며 시리아, 이란, 리비아 등은 테러범들을 은신시켜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나 이 국가들을 공격할 경우 중동은 격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도 영국이 현단계에서 아프가니스탄만을 공격하는데 동의했음을 분명히 했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스트로 장관은 "워싱턴에서는 항상 성명들이 발표된다. 워싱턴은 큰 곳이지만 이번 군사적 연대는 아프가니스탄내의 군사, 테러범 목표물들에 대해 행동을 취하기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토니 블레어 총리는 전날 하원 비상회의에서 이라크를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대테러 장기전이 아프가니스탄 국경을 벗어나 진행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블레어 총리는 "우리는 장기전을 벌이고 있다. 알-카에다를 처리한다고 해서 일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국제테러망은 알-카에다에 국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 타임스도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아프가니스탄 국경 밖으로 확대해 미국을 공격한 어떤 국가나 단체도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전하고 부시 행정부 내의 강경파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9.11 테러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음을 명백히 해왔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도 공격 대상을 확대할 경우 국제적인 대테러 연대에 금이 갈 우려가 있으며 영국까지도 그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c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