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군은 8일 새벽 1시30분(이하 한국시간)부터 아프간 수도 카불과 칸다하르, 잘랄라바드시에 대한군사공격을 단행했다. 맑은 밤하늘을 배경으로 공격이 개시되면서 곧바로 카불에서 5차례의 섬광이 반짝였다. 뒤이어 전기공급이 갑자기 끊겨 시내가 암흑속에 잠기자 초조함과 불안속에서미국의 테러보복 전쟁을 예상해온 주민들은 아연 공포상태에 빠졌다고 미국 CNN방송등은 전했다. 옛 소련군의 침공과 오랜 내전상태로 전쟁에 익숙한 아프간 주민들이지만 세계초강대국인 미국 주도의 공격이 시작되자 다시 두려움을 느낄수 밖에 없었다. 총탄 자국으로 얼룩진 탈레반 지도자들의 저택들이 위치한 시내는 물론 옛 대통령궁 건물과 군사시설들이 들어선 카불 남서부에서는 탈레반 병사들의 집결이 시작됐다. 같은 시각 탈레반 사령부가 위치한 칸다하르에서도 최소 3발의 폭발음이 들려왔으며 잘랄라바드에서도 폭발음이 이어졌다. 미국과 영국군 전투기와 전폭기등 40대가 아프간내 주요 군사시설들에 대한 포격에 나서고 항공모함에서는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들이 발사됐다. 30분후 아프간 상공에 제트기 1대가 비행하면서 탈레반의 대공포 사격이 시작됐고 포격으로 인한 검은 구름들이 곳곳에서 피어올랐다. 이 시각 미국 워싱턴에서는 조지 W.부시 대통령이 대국민연설을 통해 아프간에대한 군사공격이 개시됐음을 공식 선언하고 영국군도 미군의 작전에 참여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탈레반측도 공격이 개시되자 파키스탄 주재 압둘 살람 자이프 대사를 통해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의 공격을 테러행위라고 비난하면서 탈레반 최고지도자인오마르와 오사마 빈 라덴이 건재하며 미국과 맞서 싸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로부터 2시간여 뒤인 4시8분 CNN은 미군의 공격으로 칸다하르 공항의 탈레반지휘소가 파괴되고 탈레반 국방부도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으며 아프간 반군인 북부동맹측도 북동부 잘랄라바드 인근의 최소 3곳의 훈련 캠프가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날 1차공격으로 카불과 칸다하르, 잘랄라바드 시내에 50발의 토마호크 크루즈미사일이 떨어졌다. 미국은 군사공격이 아프간 국민들및 이슬람세계를 직접 겨냥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설득하기 위해 공격개시 약 2시간 뒤부터 C-17 수송기를 이용해 아프간인구밀집지역들에 식량과 의약품 공수에 나서는 한편 미국을 겨냥한 보복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뉴욕등의 주요 건물및 공공시설들에 대한 경비강화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1차 공습으로 정전사태가 빚어졌던 수도 카불에 전기공급이 재개됐지만 공격을 피해 긴급 대피길에 오른 아프간 주민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1차 공격개시시점으로부터 4시간뒤인 오전 5시45분 카불등에 2차 공격이 시작됐으며 카불은 다시 정전사태로 암흑에 잠겼다. 파키스탄의 AIP통신은 이 공격이 공항을 목표로 한 것이 분명하다면서 공격강도가 1차보다 더 강행했다고 보도했다. 북부동맹군도 미국의 공격에 보조를 맞춰 탈레반에 대한 20발 정도의 로켓공격에 나섰으며 탈레반도 즉각 로켓공격으로 응사했다. 이 시각 미국 애틀랜타 팔콘 축구경기장에 몰려있는 관중 수천명은 미군의 아프간 공격소식에 "미국, 미국"등을 연호하며 환호성을 질렀으며 필라델피아 미식축구장에서도 부시 대통령의 대국민연설과 미군 공격장면이 경기장내 대형화면을 통해중계되면서 6만4천여명의 관중들사이에서 거대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뒤이어 미군은 카불에 3차 공습을 시작, 약 5분간 공격을 지속했으며 탈레반도대공포 사격으로 맞섰다. 이날 공습으로 아프간내 6개도시가 공격을 받아 이미 상당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탈레반은 피해 발생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아프간 반군 단원인 투리알리 키아시는 보복공격 개시 수시간 뒤 이란 관영 IRNA 통신을 통해 "카불, 칸다하르, 마자르 이 샤리프 등 탈레반 전략 거점들이 쑥대밭이 됐다"면서 "200기 이상의 미사일이 아프간 곳곳의 전략 목표들을 강타했다"고 밝혔다. (이슬라마바드.워싱턴=연합뉴스) 옥철.신기섭 특파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