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 한국풍 유행을 타고 국내 기업들이 '한류(韓流)마케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인기연예인을 앞세운 스타마케팅에서부터 청소년층을 겨냥한 장학퀴즈 등 '꿈나무 마케팅', 중국 변방이나 농촌지역의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풀뿌리 마케팅',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삼는 '귀족마케팅' 등에 이르기까지 마케팅의 종류와 기법도 다양하다. 중국에서 불고 있는 한류열풍을 활용해 기업의 인지도를 최대한 높히고 현지 소비자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 꿈나무 마케팅 =SK의 좡위안방(狀元榜)과 삼성전자의 싼싱즈리콰이처(三星智力快車)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96년말 5개 지역방송국과 손잡고 싱싱레이타이(星星雷台)라는 장학퀴즈 프로그램을 만들어 후원해 왔다. 삼성은 이 프로그램이 중국 청소년들로부터 호평을 받자 지난해 6월 중국CCTV와 제휴, 이 프로그램을 전국 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싼싱즈리콰이처'로 확대 개편했다. 싼싱즈리콰이처에는 지금까지 6백여명의 학생들이 출연했으며 매월 1천여통의 시청자 편지가 쏟아지고 있다고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했다. SK는 작년 1월부터 중국 베이징TV와 함께 '중국판 장학퀴즈'인 'SK좡위안방'을 단독 후원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본방송과 일요일 재방송으로 중국내 교양프로그램중 시청률(2%)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K는 이외에 중국 고교생 7만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영어경시대회도 열었다. ◇ 스타 마케팅 =삼성전자는 지난해 국내 간판급 연예인인 안재욱을 컬러모니터의 모델로 기용해 매출을 크게 늘렸다. 올들어서는 휴대폰 광고에도 이나영 김소연 등 인기탤런트를 출연시키고 MP3플레이어에는 인기가수그룹 '핑클'을 내세웠다. 삼성은 지난 4월 안재욱 유승준 베이비복스 등이 참여한 '한중슈퍼음악회'를 후원하기도 했다. ◇ 풀뿌리 마케팅 =LG전자는 지난 99년부터 중국 선양 등지의 낙후된 학교와 시골부락을 대상으로 현대화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받은 학교와 마을이 'LG소학교' 'LG촌'등으로 불릴 정도로 LG이미지를 심어주는데 커다란 효과를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LG는 중국 베이징TV의 '칭찬합시다' 프로그램도 후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변방지역을 돌며 '대장정'이란 이름의 순회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6월엔 34개 성(省)급 도시에서 '친절 신속 정확'이란 기치를 내걸고 '마라톤 서비스활동'을 펼쳐 상당한 구전효과를 보았다는 전언이다. ◇ 귀족 마케팅 =중국내 고소득층을 겨냥한 '고가마케팅' 전략. 국내 기업들은 중국의 고가품 수요가 한국보다도 크다고 보고 연소득 2만달러이상의 소비자를 확보, 특별 관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고가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그 결과 LG전자의 벽걸이TV는 한국내 판매가격의 2배, 삼성전자 휴대폰 단말기는 3배에 가까운 금액으로 중국에서 팔리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마케팅을 전공한 한족을 중심으로 21명의 전담팀을 구성했으며 삼성전자도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지역의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프로젝션TV와 양문 냉장고, 휴대폰 등 고가제품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 스포츠마케팅 =지난 8월 삼성전자는 '삼성배 4개국 국제축구경기'를 개최했고 LG전자는 'LG아시아 남자 농구선수권대회'를 공식 후원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5월 프로축구 전북 현대와 중국 프로축구 상하이 선화(上海申花)간 '2001 현대자동차컵 한.중 프로축구 친선경기'를 가졌다. 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국내 기업들의 중국내 스포츠마케팅 활동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