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대한 테러공격 이후 사업환경이 '시계 제로' 상태로 돌변하면서 기업들의 경영 패턴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테러공격 이후 기업들이 높아진 불확실성에 대비해 시나리오별로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등 유연성(flexibility)에 가장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25일 예측했다. 특히 테러 공격 이후 화물운송이 중단되면서 제조업의 세계화와 부품 해외조달 전략이 리스크에 노출됐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기업들이 공장을 개도국으로 이전하고 부품을 해외에서 조달,생산 원가를 줄이려고 노력함에 따라 제조업의 세계화는 지난 10년간 가장 큰 흐름으로 자리잡아 왔다. 하지만 공항이 폐쇄되고 통관시간이 10배로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이 같은 전략을 지속하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제조업의 세계화 추세는 원가절감의 이점이 워낙 크기 때문에 역류하지는 않겠지만 기업들은 위험과 대가의 균형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는 생산성이 좀 떨어지더라도 중요 부품의 공급은 국내에서 하는 방향으로 옮아갈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GM 포드 폴크스바겐 피아트 등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들은 25일 브라질 현지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GM은 다음달 상파울루 외곽의 트럭공장 두 곳을 일시 폐쇄하고 해당 공장에 고용된 1만4천5백명 가운데 상당수를 감원할 예정이다. 피아트 현지공장도 가동중단과 함께 인력의 70%가량이 휴무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번 공장폐쇄 결정에는 테러공격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남미지역에선 지난해에 모두 1백93건의 테러공격이 발생,전년 대비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신문은 특히 미국계 다국적 기업들이 해외에서의 경영방식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적인 대기업들은 이번 테러로 미국의 자유시장 가치가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지는 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직원들의 안전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현지의 특성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는 등 과거보다 겸손한 태도를 보이면서 단독 진출보다는 합작투자 형태를 더욱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됐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