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씨가 운영해온 '인터피온'에 일부 2금융권이 75억원을 출자전환해 외압의혹이 일고 있다. 인터피온은 지난 99년 하반기부터 제3자 배정방식으로 증자로 해왔고 대금은 모두 계열사인 삼애실업(현 삼애인더스).지앤지 등이 납입해왔다. 이들 계열사들을 운영해온 이용호씨에 대해서는 증자대금을 전용했다는 혐의로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중이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인터피온은 지난 6월말 계열사가 아닌 투신 등 2금융권으로부터 자본조달에 성공했다. 이 당시는 이용호씨에 대한 검찰수사가 임박했다는 사실이 흘러나온데다 인터피온이 부실회사임이 점차 확인되는 시점이었다고 금융계 관계자는 전했다. 이와함께 세종투자개발(지앤지 전신)은 지난 99년 하반기 53억2천만원을 인터피온에 증자대금으로 납입한데 이어 지엔지도 작년 7월과 9월 각각 90억원.150억원을납입했다. 지난 1월 보물선 발견 재료로 주가가 폭등했던 삼애실업과 지앤지는 다시 200억원을 인터피온에 유상증자했고 2월말 삼애실업은 30억원을 또 투자해 계열사들은 모두 523억2천만원을 증자대금으로 납입했다. 계열사간 증자에 의존했던 인터피온은 그러나 올해 6월말 현대투자신탁증권.신한캐피탈으로부터 출자전환을 통해 75억원 규모의 자본조달에 이례적으로 성공했다는 점에서 금융계는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당시 인터피온으로부터 출자전환 제의를 받은 곳은 은행.투신사 등 1.2금융권 등 여러 부문에 걸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투자신탁증권 관계자는 "인터피온은 애초 탕감을 요구했으나 우리측에서 불가입장을 밝혔다"며 "보증기관 보증을 통해 출자전환 40여억원 가운데 최소 27억원을 건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피온 전신인 대우금속시절부터 보유하고 있던 채권을 출자전환, 시세차익을 통해 채권회수율을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투신과 함께 인터피온에 출자전환을 한 신한캐피탈 관계자는 "출자전환을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장내매각함으로써 손실을 줄이기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출자전환후 주가가 출자전환가 이하로 급락해 지엔지측에 항의하자 지엔지측이 '결산과 주총이 끝나는 10월초까지 지분매각을 자제해주면 출자전환가에 지분을 처분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해 지분을 매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동시에 출자전환 제의를 받았던 외환은행의 경우 인터피온을 부실회사로판명한데다 담보채권을 보유하고 있어 출자전환제의를 단호히 거절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 회사 가운데 한 관계자는 "출자전환은 부실기업의 회생가능성을 믿고이뤄지는 것"이라며 "이미 회수못할 채권이라고 판단했다면 대손상각 처리를 했어야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용호씨가 대표이사인 삼애실업도 최근 몇년간 2금융권 부채가 급속히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삼애실업 부채는 지난 98년말 123억7천만원에서 99년 243억3천만원으로 배증한데 이어 작년 523억8천만원으로 다시 크게 늘어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등 제1금융권의 경우 삼애실업의 부동산 등을 담보로 한대출인 만큼 대출액에 큰 변동은 없으나 제2금융권로부터 조달이 많았을 것"이라면서 "영업이익이 적자를 내 부채가 늘었을 것이나 유동 자금을 조성하기 위한 측면도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정윤섭기자 jamin74@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