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 르네상스'가 시작되는가. IT(정보기술) 경기는 여전히 썰렁한데도 '닷컴 부활'을 얘기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구조조정 한파를 이겨낸 닷컴기업들이 머지않아 '좋은 날'을 맞을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 1년 남짓 닷컴기업들은 사실상 천덕꾸러기 취급을 당했다. 불황을 초래한 장본인으로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대형 포털을 중심으로 흑자 기조에 안착한 닷컴기업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닷컴업계에 '따뜻한 봄'을 예고하는 징후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 이용자는 전체 인구의 60%인 2천6백만에 달했다. 이젠 산간벽지가 아니라면 어디서나 인터넷을 쓸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인터넷은 공짜'라고 우겨대던 네티즌들이 슬금슬금 돈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이 바람에 작년말부터 본격화된 콘텐츠 유료화가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일부 닷컴들은 수익모델면에서 비교적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채팅 사이트 세이클럽(www.sayclub.com)을 운영하는 네오위즈의 경우 캐릭터 꾸미기로 올해 90억원이나 벌어들였다. 지난 6월 뒤늦게 비슷한 서비스를 시작한 프리챌(www.freechal.com)도 이 서비스만으로 월 4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네이버컴(www.naver.com)도 미니게임 사이트 한게임을 유료화해 올들어 6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화 애니메이션 성인물 등 동영상 중심으로 유료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리아닷컴(www.korea.com)과 드림엑스(www.dreamx.net)는 마침내 흑자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양사는 콘텐츠 판매만으로 매월 7억~8억원씩 벌어들이고 있다. 전자상거래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네티즌들이 인터넷쇼핑에 익숙해지면서 매출이 수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인터파크 등 전문 쇼핑몰들은 물론 라이코스코리아 야후코리아 프리챌 등 포털 사이트들의 전자상거래 매출은 매월 20~30% 이상 급팽창하고 있다. 이 덕에 지난 상반기 야후코리아 네이버컴 등 대형 포털업체들이 흑자를 냈다. 라이코스코리아 프리챌 드림엑스 등도 이런 추세라면 연말께 흑자대열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여파로 광고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와중에 흑자를 일궈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콘텐츠 유료화 등으로 닷컴들이 자생력을 갖춰가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물론 닷컴업계에는 아직도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IT경기는 지속적으로 가라앉고 있고 자금이 바닥난 닷컴기업들은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다. 더구나 미국 테러사태까지 겹쳤다. 일각에서는 '이러다간 자칫 IT산업 기반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일부 닷컴기업들의 흑자전환에 대해서도 '일시적 현상'이라고 폄하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비관론보다 낙관론이 우세하다. 구조조정 한파를 이겨낸 닷컴기업들은 머지않아 '따뜻한 봄'을 맞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교보증권의 김창권 책임연구원은 "콘텐츠 유료화와 전자상거래 급증세를 감안할 때 포털들의 약진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또 "양적팽창보다 수익성을 쫓는 내실경영의 성과가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