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공격을 준비중인 미국은 아프간 집권 탈레반에 저항해온 북부동맹과 협력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미 국방부 일부 전략가들은 오랫동안 미 국무부와 중앙정보국(CIA)의 관심권에서 벗어나 있던 북부동맹을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공격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하는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 북부동맹의 압둘라 외무장관 대행은 지난 주말 위성전화를 통해 잘마이 칼릴자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서남아시아 담당 특별보좌관과 의견을 나눴다고 양측 관리들이 밝혔다. 한편 북부동맹의 라반 파르하디 유엔주재 대사는 19일 자신들은 오사마 빈 라덴의 처리 방법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며 라덴의 색출을 위해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북부동맹의. 시아드 아흐메디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과 협력하기를 기대한다.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은 지난 주 미국에서 발생한 테러에 대해 동정심을 갖고 있으며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정권은 공동의 적"이라고 말했다. 이슬라마바드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몇몇 주요 반군 사령관들은 이미 탈레반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에 잠입해 있다. 그러나 북부동맹의 압둘라 술타니 사령관은 만일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면 자신들은 탈레반을 지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술타니 사령관은 "아프간인은 서로 싸우더라도 외세가 공격해오면 언제나 이견을 버리고 공동의 적에 맞서 손을 맞잡았다"며 "북부동맹 역시 아프간인들이며 우리의 전통을 알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아프간 전체 민족이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 지도자의 영도 아래 뭉쳐 조국을 위해 희생할 각오가 돼 있다며 만일 미국이 지상공격을 감행하는 실수를 저지를 경우 전세계가 미군 병사들의 비참한 운명을 지켜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체 영토의 5%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북부동맹은 집권 탈레반에 맞서 투쟁을 거듭해왔으나 최근 지도자 아흐메드 마수드의 사망으로 위기에 처해있다. 현재 북부동맹의 공식 대표직은 탈레반에 의해 축출된 부르하누딘 라바니 전 대통령이 맡고 있다. 북부동맹은 이슬람 근본주의를 신봉하는 탈레반보다 온건한 형태의 이슬람을 추종, 여자들도 직장에서 일할 수 있고 소녀들도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슬라마바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