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게릴라들과 10년 동안이나 전쟁을 벌였던구 소련의 퇴역 장성 등 전문가들은 앞으로 벌어질 미국의 아프간 공격에 불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 결론은 "미국은 결코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1979~1989년의 10년 전쟁에 참가해 무공훈장을 받은 예비역 중장인 비루슬란 아우셰프 잉구셰티아 자치공화국 대통령은 "미국이 아프간을 점령하고, 군대를 보내고,계속 폭격을 할 수는 있겠지만 승리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구 소련은 이슬람 반군들과 싸우던 아프간 좌파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이 나라에 군대를 보내 험준한 산악지대에서 전투를 벌였으나 이는 결과적으로 소련의 붕괴를 재촉했다. 당시 소련은 아프간 전투에서 1만5천명의 장병이 사망했다고 밝혔으나 비공식 통계에 의한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많다. 아우셰프 대통령은 AP와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은 오사마 빈 라덴이 아프간에 있다는 점을 확신한다 하더라도 그를 아프간에서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아프간의 독특한 지형을 이루고 있는 바위의 정글의 산악에서 그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길을 잃기가 십상이고, 설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50만㎢나 되는 면적에서 모든 바위를 하나 하나 뒤질 태세 돼있지 않는 한 그를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뛰어난 전사인 아프간인들은 19세기 이 나라를 점령하려고 했던 영국, 구 소련 등 많은 외국의 적들을 물리쳐, 미국도 아프간과 전쟁을 할 경우 실패하고 만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구 소련 참전자인 에브게니 젤레노프 의원은 "미국이 어떠한 지상전 준비를 한다 하더라도 그들에게는 승산이 없다. 미국은 무기와 함께 잠을 자고 생활해온 아프간인들의 저항에 직면한다"고 말했다. 아프간에서는 구 소련에 점령된 이후 적대 파벌 간의 폭력사태로 5만명 이상이 사망했고, 성전(聖戰) 사상을 고취하는 이슬람 근본주의 과격파 탈레반이 1996년 정권을 장악한 이래 탈레반과 그 반대파인 북부동맹 간의 전투가 계속돼 왔다. 그러나 러시아 의회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알렉세이 아르바토프 의원은 미국이 아프간에 대한 공격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러시아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바토프 의원은 러시아가 아프간의 지형에 대한 심층 정보를 수집해 놓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직도 중요한 정보 접촉을 하고 있어 이를 워싱턴 측과 공유할 수 있다면서, 미국은 구 소련의 실수를 통해 대부분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르바토프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적어도 미국이 아프간 점령을 목표로 대규모 지상군 부대를 동원해 아프간을 침공하려고 계획하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구 소련의 아프간 침공 경험은 미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젤레노프 의원은 아프간 내에는 수많은 은신처가 있기 때문에 미국이 지상 작전 없이 미사일 공격을 가한다면 "이는 국민에게 정부가 무언가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려는 목적을 가진 소음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프간 전쟁을 취재했던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의 훌카르 유수포프 기자는 미국이 군사 목표를 정확하게 판별해 공격함으로써 민간인의 대규모 인명피해를 피할 수있을 지에 의문을 표시하기도 했다. (모스크바 AP=연합뉴스) d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