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독일 등 주요 유럽국가들은 미국주도의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이 군사 행동을 취하기 전에먼저 협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방미중인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19일 워싱턴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회담한 후 기자들과 만나 "군사 협력은 당연히 생각할 수 있다"고 말해 테러범 근절을 위한 다국적군 동참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시라크 대통령은 "군사 행동은 먼저 그 목적과 방법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 미국의 독자적인 행동에 제동을 걸고 나왔다. 시라크 대통령은 다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과 마찬가지로 프랑스는 군사 개입이 필요할 경우 그 방법과 본질에 대해 자체 평가할 권한이 있다고 강조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도 시라크 대통령의 이런 입장에 동조하고 나섰다. 슈뢰더 총리는 이날 의회 연설을 통해 독일은 미국이 당한 테러에 맞서 군사 대응의 위험을 무릅쓸 준비가 돼 있으며, 독일인을 비롯한 유럽인들은 필요한 모든 조치에 관해 미국과 제한없이 연대하려 하고 있다고 원칙적인 지지 입장을 밝혔다. 슈뢰더 총리는 그러나 미국은 자신이 의도하고 있는 대(對) 테러조치에 대해 유럽 동맹국에 통보하고 협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 시라크 대통령과 같은 입장임을 표시했다. 이날 독일 하원은 미국을 위해 군사 지원을 제공한다는 결의안을 압도적으로 가결했다. 이탈리아는 테러 근절을 위해 서방뿐만 아니라 평화를 원하는 모든 국가들과 동맹을 창설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카를로 아젤로 참피 대통령이 19일 밝혔다. 참피 대통령은 모든 세계의 민간정부의 적인 테러범들의 공격에 대응하는 방안은 서방 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들이 참여하는 폭넓은 동맹이 형성돼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편 미국이 테러를 당한 이후부터 이를 영국에 대한 테러와 동일하게 간주하고미국을 지원하고 있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날 버티 어헌 아일랜드 총리와 회담한 후 테러 근절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테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미국이 당한 테러에 책임진 사람들을 정의 앞에 세우고, 할 수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런 국제적인 테러 조직을 공격하기 위해서는 국제공동체설립에 필요한 의제가 설정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독일을 방문해 슈뢰더 총리와 회담한 뒤 20일에는 프랑스를거쳐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워싱턴.런던 AFP.A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