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이 1차세계대전 이후 가장 길었던 4일간의 폐장을 끝내고 17일 오전(현지시간) 개장됨에 따라 월가는 업종별 기상도를 따지기 시작했다. 테러사건의 최대 피해자인 항공 보험산업등 손실이 큰 업종들도 있지만 이번 사건이 호재로 작용하는 업종들도 적지 않다. 특히 건설과 통신장비업체등은 맨해튼 재건축으로 때아닌 '특수'까지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월가의 주요 업종별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살펴본다. ◇ 항공 =여행객 감소로 사상 최악의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항공업체 주식은 이미 지난주 폭락세를 보였다. 브리티시항공이 한 주만에 40% 하락했을 정도다. 항공사들은 앞으로 보안장비를 강화하는 등 코스트가 더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UBS워버그의 항공분야 애널리스트인 샘 버트릭은 "당초 미국 항공산업이 내년에 7억달러의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를 4억달러의 손실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 하이재킹당했던 유나이티드에어라인의 모회사인 UAL이 주당 29.80달러의 손실을 입는등 가장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예상했다. ◇ 보험 =회사 규모와 다루는 상품에 따라 차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유럽증시에서도 주요 메이저 재보험회사들의 주가는 폭락했지만 일부는 손실을 만회하기도 했다. 모건스탠리의 보험분야 애널리스트인 앨리드 쉬로더는 "자본구조가 충실한 보험회사들은 보험료율을 높여 손실을 보전할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손실은 투자자들이 과잉반응을 보일 정도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테러사건으로 예상되는 손실액이 미국 전체보험자산(3천억달러)의 10%에 달하는 2백억~3백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세계무역센터와 주변건물등 재산손실 60억달러, 인명손실 60억달러,사업보상 50억달러, 항공보험 90억달러 등이다. ◇ 자동차 =포드자동차는 테러사건 3일만인 14일 주요 상장기업중 처음으로 3.4분기 수익전망을 발표했다. 항공운항중단과 국경폐쇄로 인한 부품조달 차질 때문에 주당 수익이 당초예상보다 10센트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포드는 이번 부품공급차질로 3.4분기 자동차생산이 10%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GM 다임러크라이슬러등 미국내 생산기지를 가지고 있는 자동차업체들은 부품공급의 상당비율을 해외에 의존하기 때문에 대부분 비슷한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 석유 =테러사건 이후 이미 유럽의 석유관련 주식이 급등했다. 미국의 공격임박에 따라 중동지역의 긴장이 더욱 고조되면서 지난 14일 원유가격이 배럴당 30달러선까지 치솟는 등 가격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베어스턴스의 석유담당 애널리스트인 프레드 루퍼는 "단기적으로 원유가격과 관련주식들의 급등이 예상된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이같은 급등은 일시적 현상으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석유공급이 적정수준에서 계속 유지되고 있는데다 세계경기침체로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 부동산임대 및 건설 =세계무역센터의 파괴는 즉각 부동산수요 급증으로 이어졌다. 맨해튼에서 가장 많은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보르나도부동산신탁 등 임대업체들의 주가 급등이 예상된다. 또 붕괴지역 재개발에 따른 건설업종의 특수도 기대된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