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 빌딩이 테러공격으로 맥없이 무너져 내린 현장에서 구조요원들은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운 시체들이 검은 먼지 더미 위에 나뒹구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말그대로 아비규환의 현장을 목격했다. 110층의 높이를 자랑하던 쌍둥이 건물은 테러공격 후 일순간 5층 건물높이의 잔해더미로 변모했다. 자원해 구조활동에 나선 조셉 카루소씨는 "피묻은 옷가지와 사체에서 떨어져 나온 살점으로 여겨지는 것들이 온 사방에 늘려져 있었다"면서 "내가 꿈을 꾸고 있는것으로 생각했다. 이토록 처참한 광경은 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뉴욕의 스카이라인에서 세계무역센터의 쌍둥이 빌딩이 완전히 사라진 직후 남은것은 검은 콘크리트 조각들과 앙상한 모습을 드러낸 철골 구조물 잔해였다. 인근의 몇몇 블록은 물과 기름, 검댕이 마치 강을 이뤘으며 짙은 먼지구름이 맨해튼 중심부를 뒤덮었다. 경찰순찰차와 소방트럭은 지붕이 함몰되고 유리창이 완전히 날아갔다. 구조활동을 자원한 토머스 워런씨는 "사무실에서 걸어나오는 순간 연기와 먼지로 도저히 숨을 쉴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워런씨는 숨을 제대로 쉬기도 어려워 하는 사람들이 무리지어 사건현장으로부터 반대편으로 황급히 달리기 시작했으며 수백명은 하늘로부터 떨어지는 유리조각에 맞아 상처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또 비명과 고통으로 울부짖으면서 도움을 청하는 소리가 현장을 진동했다. 건물 붕괴 수시간 후 소방대원들이 삽과 도끼, 손전등 등을 들고 생존자를 찾아나섰다. 이들이 목격한 것은 콘크리트와 유리, 철골 조각, 사무용 가구, 서류 등이산더미를 이룬 가운데 동강나고 찢겨진 사체와 숨이 끊어지기 직전 상태의 생존자였다. 소방대원 로비 라코이씨는 "흡사 내전이 치열하던 베이루트 시내의 모습같았다"고 말했다. 테러 공격 후 현장에 처음 도착, 구조활동을 펴던 소방대원 약 300명이 건물붕괴와 함께 숨진 것으로 보이며 경찰 수십명도 실종된 상태다. 일부 구조요원들은 합판으로 간이 들것을 만들고 구조작업을 돕는 자원자들에게현장에서 심폐소생술(CPR)을 가르쳤다. 검은 먼지로 뒤덮인 잔해더미에서 12시간동안 구조작업을 편 소방대원 루디 웨인들러씨는 생존자를 단 4명만 구조할 수 있을 뿐이었는데 그는 "내가 목격한 시체가 모두 몇구인지 그 숫자조차 잊어버렸다"고 말했다. 은행직원 클레멘트 르윈씨는 세계무역센터 빌딩과 마주한 사무실의 창가에서 테러공격 장면을 지켜보면서 80층에서 지상으로 뛰어내리는 사람들을 보고 평생토록잊을 수 없는 정신적 쇼크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의 아버지.어머니이고,또 누군가의 언니.동생인 사람들이 낙엽처럼 떨어졌다"고 말했다. 변호사 보조원인 토머스 워렌씨는 "멍한 표정으로 자기 발에 맞지 않은 신발을신고 달아나는 사람을 목격했다. 건물의 폭파되면서 정신을 잃고 닥치는대로 아무거나 걸치고 뛰어나왔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현장 인근의 스포츠용품점 주인인 로버트 제임스씨는 지하실에서 폭발음을 들은후 지상으로 나오면서 빌딩 꼭대기 부문에서 적어도 5명이 떨어지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참혹한 광경"이라고 말했다. 구조요원과 경찰은 방독면을 쓰고 구조작업을 펼쳤으며 부상자들을 부상 정도에따라 분류하는 임시 센터가 설치된 인근 학교에는 구조요원들이 지친 모습으로 의자에 앉아 고개를 젖힌 채 눈의 먼지를 씻어내는 장면이 목격됐다. 뉴욕시 전역에서 의료요원들이 거리를 돌며 `헌혈'을 독려했으며 수백명의 사람들이 헌혈을 위해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버스와 택시의 발이 묶이고 지하철까지 운행이 중단되자 맨해튼에서는 수많은사람들이 회색 먼지를 뒤집어 쓴 채 브루클린 다리와 맨해튼 다리를 줄지어 건너갔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충격속에 슬픔을 참지못하고 흐느꼈다. 누군가가 "퀸즈로 가려는데 어떻게 해야하죠 ?"라고 묻자 한 경찰관은 "걸으세요"라고 소리쳤다. (뉴욕 AP=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