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을 수상한 저명한 경제학 교수가 현실과 동떨어진 이론을 편다는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망신을 당해 화제다. 난해한 경제학 이론이 현실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자 법원이 이를 묵살해 버린 것. 23일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1995년 '합리적 기대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시카고대학의 로버트 루카스 교수가 법원에서 체면을 구긴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루카스 교수는 최근 한 소비자단체의 증인으로 법정에 섰다. 독점적 지위를 이용,약품가를 높게 책정한 제약사에 대해 반대논리를 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법원은 그의 이론이 재판에 이용되기에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며 무시해 버렸다. 루카스 교수가 거시경제학 분야에서 최근 10년간 가장 영향력있는 경제학자로 꼽혀 온 점을 감안한다면 이는 경제학계 전체로서도 자존심 상하는 일. 루카스 교수말고도 이런 식으로 법원에서 '쓸모없는 이론'이라는 판결을 받은 경제학자들은 최근 2년동안 10명이 넘는다. 때문에 기업에서는 소송에 이기려면 상대방이 내세운 경제학자를 물고 늘어지라는 농담까지 나오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