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의 두 걸출한 여성지도자가 21일 마닐라에서 대통령이 된 뒤 첫 만남의 장을 펼친다. 두 주인공은 지난 1월 조셉 에스트라다 대통령을 무혈혁명으로 쫓아내고 말라카냥궁에 입성한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과 지난달 압두라만 와히드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아내고 대통령이 된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 모든 면에서 너무나 닮은 꼴인 두 여성대통령은 21일 메가와티 대통령이 취임후 처음으로 동남아 9개국을 순방하는 첫 방문지로 필리핀을 택함에 따라 역사적인 만남의 장을 갖게됐다. 두 지도자가 만나는 시간은 불과 18시간에 불과하지만 두 자매지도자 간에 논의될 내용은 개인적인 것에서 부터 국가, 지역, 세계적인 것까지 끝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로요 대통령은 메가와티대통령의 방문을 하루 앞둔 20일 '우리는 자매'라고 표현하고 '그 이유는 나의 부친인 디오스다도 마카파갈 전 대통령과 메가와티의 부친인 수카르노 대통령이 역시 형제와 다름없는 절친한 사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거의 같은 기간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의 대통령이었던 두 전대통령은 현직에 있을 당시 가까운 친구였다. 두 지도자는 부친이 모두 대통령이었다는 것 외에도 거의 똑같은 인생행로를 걸어왔다. 나이까지 54세로 똑같은 두 지도자는 모두 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던 중 예상하지 못했던 대통령직에 오르게됐다. 그것도 같은 해에 불과 6개월 차이로 대통령이 됐으며 양쪽 모두 야권지도자로 전임 대통령을 탄핵과 시위로 몰아냈다. 이 과정에서는 두 지도자 모두 군부의 지원을 업은 것이 큰 성과를 발휘했다. 아로요와 메가와티는 똑같이 이슬람 분리주의자들과 아체.이리안자야 분리주의자들의 도전을 받고있어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분리주의자들의 준동을 어떻게 처리하면서 경제를 부흥시키느냐가 관심거리다. (하노이=연합뉴스) 권쾌현특파원 kh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