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협력업체들을 육성해 생산 기반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중국 등 신흥국가의 추격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밤 그룹 영빈관인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중화학 서비스 등 12개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바이오사업은 리스크가 큰 만큼 면밀히 분석하고 중·장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일모직의 경우 CEO(최고경영자) 능력이 회사를 한 단계 올린 좋은 사례라고 치하하고 SDS에 대해서는 국가 기간망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수주 마케팅을 요구했다. 또 조선에는 중국과 일본의 제휴에 대한 대비를,종합화학에는 생존을 위한 원가 절감과 재무구조 개선을 각각 주문했다. 이 회장은 "네덜란드 스웨덴 등 '강소국(强小國)'들에서는 경제위기 때 핵심 대기업들이 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며 국내 대표기업으로 경제 활성화에 노력할 것을 계열사들에 당부했다. 삼성은 이날 중화학 서비스업종을 마지막으로 3차에 걸친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마무리했다. 그는 사장단 회의에서 5~10년 뒤에 돈을 벌 수 있는 미래사업을 준비해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그룹의 주축인 전자의 경우 D램 가격변동에 취약한 면을 드러냈으며 생명도 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는 것. 또 제품이나 기술만으로는 일류가 될 수 없다며 조직문화와 의식의 선진화도 강조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