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소형주택 건설 의무화방침 발표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던 재건축아파트 가격은 꺾였지만 기존 주택시장의 과열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아파트 못지 않게 오름세를 지속하던 중소형주택 시장은 일단 관망세로 돌아섰지만 팔려고 내놓은 매물이 부족하고 전세물건을 구하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소와 전문가들은 이같은 추세라면 이사철이 본격 시작되는 8월 이후에는 전세대란이 재현되고 매매가 상승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 약효없는 기존 주택시장 =재건축시장에서는 서울 강남지역 10층 이상 중층 재건축아파트의 거래가 두절되고 매도호가도 떨어지고 있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소형주택 건설의무화 방침 발표에 이어 정부가 시세조사반을 투입한 후 시장이 위축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재건축아파트 값이 그동안 오를만큼 오른 데다 정부의 이번 조치로 사업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매수세가 자취를 감춘 탓이다. 그러나 정부 정책은 기존 주택시장에서는 약효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중소형주택의 수급불균형이 해소되려면 2년 이상 걸리는 데다 전세난이 워낙 심각하기 때문이다. 공급물량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장마철이 끝나면 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매매가가 다시 상승세로 전환될 것이라는게 현지 부동산업소들의 전망이다. 상계동 신세계공인 박금희씨는 "지금은 매도·매수자 모두 향후 추이를 관망하는 분위기지만 이사철 수요가 본격화되는 8월부터는 매물부족·가격상승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전세 서둘러 찾아야 =기존 주택시장의 중소형주택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시작된 수급불균형이 최소한 2년동안은 해소될 가능성이 없는 탓이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지난 89년 정부가 주택가격의 급등을 막기 위해 주택 2백만호 건설계획을 발표했지만 주택가격이 꺾인 시점은 분당신도시 입주가 시작된 91년 하반기부터 였다. 이에 따라 가을철 이사를 하거나 집을 사야 하는 실수요자들은 이같은 시장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발빠르게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물량이 동 난 전세를 찾아다니기 보다 이번 기회에 저금리를 이용해 주택을 구입해볼만 하다고 조언한다. 중소형주택의 경우 전세값이 집값의 70%를 웃도는 데다 시중금리가 연7%대로 낮아져 월세를 부담하는 것보다 비용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분간 중소형주택의 전세난은 지속되고 가격도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어서 투자성이 높다고 이들은 강조하고 있다. 집을 구입하지 않고 전세를 구하려는 수요자들은 서울외곽과 수도권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이 좋다. 김포 용인 등 서울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에는 아직 전세물량이 남아있고 가격도 서울에 비해 30% 이상 낮다. 유대형 기자 yoo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