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9일 치러진 일본의 참의원 선거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압승했다. 고이즈미 정권이 이처럼 일본 국민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확실한 비전 없이 경제대국 일본이 계속해서 표류하는 것을 멈추고, 장래에 대한 돌파구를 찾아내고 싶어하는 일본인들의 긴박한 심리가 존재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일본의 장기 불황 경험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일본의 경제위기를 촉발한 구조적인 문제들이 우리 상황과 대단히 흡사하다는 점이다. 허약한 금융구조, 실종된 기업가 정신, 정치적 리더십의 부재, 노동 문제,글로벌화에 대한 보수적 태도 등 일본이 안고 있는 문제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동일한 구조적 문제들이라고 하겠다. 일본의 경험으로부터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주요 시사점은 우선 금융위기가 일본처럼 장기경기침체를 심화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원칙에 입각한 엄격한 구조조정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 기업가 정신을 고취시키고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정치적 분열과 대립은 경제발전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치적 분열은 구조조정을 위해 필요한 제도적 기반의 구축을 지연시킬 뿐만 아니라 문제해결에 필요한 국민적 역량을 약화시키는 탓이다. 일련의 구조개혁과 더불어 불가피하게 벌어지는 기업의 인력감축과 실업문제는 경제문제뿐만 아니라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노사관계의 정립이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정보화.글로벌 시대에 걸맞게 더욱 투명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을 이행해 나가야 한다. 우리는 일본의 지난 10여년간의 시행착오를 답습해서는 안된다. 그동안 구조개혁의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직은 미완의 구조개혁임을 인지하고 일본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는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박정동 < 한국개발硏 연구원 jdpark@kdi.r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