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금리 인하가 발표됐지만 시장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한국은행의 발표 직후 종합지수는 600선 턱밑에 다가서며 튀어오를 태세를 갖추는 듯 했지만 더 이상 움직임은 없었다. 오전 발자국을 되짚어 가며 제자리 걸음을 보이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미 예상했던 재료였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또 여전히 경기 문제에 가로 막혀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만으로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더욱이 이날 한국은행 전철환 총재가 금리 인하 배경으로 설비투자 부진 및 수출 감소, 그리고 이로 인한 산업생산 활동 둔화 등을 지적, 오히려 경기 회복 기대를 후퇴시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지영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향후 증시 방향을 결정할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역시 경기"라며 "특히 미국 IT 부문에서의 재고조정이나 출하와 관련된 지표가 호전돼야만 추세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5일 7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콜 금리 목표를 현재의 5.0%에서 4.75%로 25% 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5일 종합주가지수는 오후 2시 16분 현재 전날보다 1.55 포인트, 0.26% 하락한 595.70을 가리키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77.11로 전날보다 0.38 포인트, 0.49% 떨어졌다. 오전 극심한 거래 부진으로 1억주를 힘겹게 넘겼던 거래량은 오후 들어 꾸준히 늘면서 전날보다 다소 늘었다. 거래소에서는 1억6,137만주, 8,684억원 어치가 손을 옮겼고 코스닥에서는 2억7,391만주, 1조335억원 어치가 거래됐다. 외국인 매도 공세가 여전한 가운데 지수선물 9월물은 전날 종가에서 0.50 포인트, 0.68% 빠진 73.50을 가리키고 있다. 시장베이시스는 0.12로 장중 내내 콘탱고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 매수가 꾸준히 늘면서 매도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프로그램 매수는 차익 47억원, 비차익 312억원 등 모두 359억원이며 매도는 427억원이다. 외국인이 나홀로 매수에 나서며 267억원 순매수 하고 있지만 매수 규모를 늘리지는 않고 있다. 개인은 90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닷새째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고 기관은 프로그램 매도로 229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그러나 지수가 590선 중반으로 밀리면서 투신이 136억원 매수 우위로 전환했다. 삼성전자가 엿새만에 하락 반전한 가운데 SK텔레콤은 이틀째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한국통신, 한국전력, 포항제철, 현대차, 기아차 등 나머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1~3% 견실한 상승폭을 유지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현대차, 기아차 강세에 힘입어 운수장비가 2% 가까이 올랐고 기계, 서비스업, 철강금속, 운수창고, 의약품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금리인하 수혜 업종으로 꼽히던 증권, 은행은 오히려 보합권에서 밀려나 낙폭이 벌어졌다. 외국인 매수세 약화로 하락 종목이 크게 늘어 509개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상승종목은 276개에 그치고 있다. 한편 코스닥시장에서는 건설업을 제외한 전업종 약세인 가운데 KTF,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등 대형통신주와 시가 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다음,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등 인터넷 관련주도 모두 떨어지고 있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