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1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대석유화학의 법정관리 가능성을 비치면서 "채권단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처리방안을 정하겠다"며 '원칙대로 처리'를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밖에도 현대투신에 대한 정부와 AIG간 협상, 삼성자동차 손실처리문제, 서울은행 매각, 대우차 협상 진행상황, 우리금융지주회사 조사 등 현안을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현대유화 처리와 관련, 대주주와 채권단이 갈등을 보이고 있다고 하는데. ▲갈등은 없다. 채권단이 아더앤더슨으로부터 실사 결과를 보고받고 컨설팅 결과대로 지원해줄 것인지, 지원하더라도 회생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현대유화도 동시에 국내 업체 한군데와 자율 구조조정 방안을, 외국업체와 투자유치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이 둘을 동시에 고려해 원칙대로 처리하겠다. --'원칙 처리' 방안에 법정관리도 포함되는가. ▲채권은행들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모든 방안이 검토될 것이다. 법정관리도 방안중의 하나일 것이지만 현 단계에서 결정된 것은 없다. --현대투신에 대한 정부와 AIG간 협상은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나. ▲최근 마무리된 AIG측 실사결과와 정부측 실사 결과는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다. 이 차이도 실무적인 평가기준의 차이에서 발생한 것이지, 본질적인 차이는 아니다. 현재 양자간에 투자규모와 투자구조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6월내 기본가닥이 잡혔으면 하는 바람이다. -AIG측이 현대증권 경영권을 넘길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현재 AIG측이 이 문제와 관련해 현대측과 협의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삼성차 부채 문제는 어떻게 처리되나. ▲이 문제는 삼성 계열사와 채권은행들간의 민사상 약정 문제로 정부가 개입할여지가 없다. --삼성생명 상장 보류 방침은 그대로인가. ▲당초 부채처리를 위해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채권단에 넘길 때 삼성생명상장문제가 배경이 됐기는 했지만 상장과 부채 처리는 별개 문제다. 생보사 상장문제를 보류시킬 때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고 현재 여건이 변화된 것은 없다. --부채처리를 위해 채권단이 이건희 회장의 추가 사재출연 등을 요구할 수 있나. ▲현재 상황에서 추가로 사재를 요구한다고 삼성측이 응하겠느냐. --서울은행 매각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는데. ▲협상에는 상대가 있는 만큼 확정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이달내에 기본약정체결을 기대하고 있다. 은행에 투자펀드 자금이 들어와 경영지배까지 노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서울은행 인수는 은행 등이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 --대우차 협상은. ▲대우차 협상은 산업은행이 책임지고 추진하고 있는 만큼 진행상황을 알지도,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대우차 협상은 이제 초기단계다. 그처럼 큰 딜이 한달내에성사되기는 힘들 것이다. 양해각서(MOU) 체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며 최종 타결까지 또 시간이 걸릴 것이다. --우리금융지주회사에 대한 금융감독원 조사는 어떻게 됐나. ▲조사가 아니라 건전성 감독차원에서 점검을 해본 것일 뿐이다. 미국에서도 금융기관이 설립되거나 합병될 때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직원이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해당 기관의 내부통제시스템 등 건전성을 지도하고 있다. 현재 점검 내용을 검토분석하고 있다. 시정해야 할 사안이 있을 때는 신중히 권고조치하겠다. 다만 우리금융은 여러 기관의 이해관계, 노사정위원회의 합의 등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자율을존중하면서 신중하게 조치를 해나겠다. --국민.주택 합병은행장 선임은 언제 이뤄지나. ▲원활한 합병을 위해 적절한 시기에 선임하도록 하겠다. --평화은행에는 문제점이 없나. ▲아직 BIS비율 등 큰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구체적인 것은 상반기 결산결과를 보고난 뒤 판단하겠다. --금융 소프트웨어 개혁은 어떻게 돼 가나. ▲금융리스크 관리를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한 상태다. 최근 4대 부문 10개개혁과제를 선정, 올해는 이 과제를 중심으로 풀어나갈 계획이다. --기업 상시퇴출은. ▲현재 각 은행이 신용위험분석을 하고 있다. 상시구조조정은 퇴출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 회생가능한 기업은 자금을 지원해 회생시킬 것이다. 365일 상시로 이루어지고 채권단이 평가한다. 도저히 생존불가능한 기업은 채권단협의회를 거쳐 퇴출될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기자 jooho@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