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부터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와 아시아나항공노조가 사상 초유의 연대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항공대란'이 얼마나 지속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항공사 노조의 연대파업으로 일단 승객들의 발이 묶이는 막대한 불편이 초래되고 있는데다 화물운송 차질에 따른 손실, 민주노총의 연대파업으로 인한 대외 신인도 추락 등 각종 손실과 타격이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두 항공사 노사는 11일밤부터 밤샘협상을 벌였지만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파업에 돌입했고 12일 오후부터 협상을 재개했으나 여전히 평행선을 긋고 있어 파업상태가 일단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게다가 대한항공 노사 양측이 12일 오전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강경 입장을 재천명하고 나서 협상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대한항공 심이택(沈利澤) 사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회사의 재정상황이 어려우므로 양보할 것이 없다"면서 "향후 협상에서도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당초 심 사장의 회견은 국적항공사 노조의 파업이라는 측면에서 노조측에 성실한 교섭을 촉구하고 국민들에 끼친 불편에 대해 사과하는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에 이같은 강경입장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사측의 이같은 입장은 이번 파업이 임금협상의 범위를 벗어난 불법파업인데다 작년 10월 파업시 회사측이 많은 부분을 양보했다는 비난을 받았던 점을 감안, 이번에는 더이상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중앙대에 집결해있는 조종사노조측도 "임금에 관한 부분을 전면 포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협상을 거부해 불법파업으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사측을 전면 비난하고 나섰다. 아시아나항공도 양측이 서로 상대방이 전향적인 양보안을 내놓지 않으면 협상에 임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은 채 협상 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두 항공사의 노사가 이처럼 강경입장을 굽히지 않음에 따라 양측은 현재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며 파업의 장기화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양대 항공사의 연대파업이 미치는 악영향과 쏟아질 대내외의 비난여론을 감안하면 노사 양측이 양보안을 내놔 협상이 조기에 타결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두 항공사의 파업에 따른 승객들의 불편으로 비난여론이 고조되고 있는데다 파업에 따른 회사측의 손실액도 만만치 않은 점을 감안하면 양측이 계속 평행선을 달릴 수만은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한항공 사측이 노조 집행부를 고발하겠다고 나서는데다 검찰이 노조집행부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키로 한 점도 노조측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상초유의 양대 항공사 연대파업으로 빚어진 항공대란은 12일 오후부터 다시 시작된 노사간 협상에 양측이 얼마나 전향적인 자세로 임하느냐에 따라 장기화 또는 조기타결 여부가 결정지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