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넷 전용선 시장에도 가격경쟁이 불붙고 있다. 지난해초 50여개였던 인터넷서비스업체(ISP)수가 1년반 사이에 1백개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공급과잉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 빌딩과 아파트시장이 예상외로 침체를 보이자 중소 ISP들이 타깃을 기업고객으로 돌리면서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가격경쟁 얼마나 치열한가=SK넷츠고는 지난달부터 중소·벤처기업들에 기존 가격보다 60% 싸게 인터넷 전용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5백12Kbps급을 기준으로 보면 1백62만5천원이던 것을 65만원으로 대폭 할인해 서비스하고 있다. 케이알라인도 오는 15일까지 E1(2Mbps)급,T1(1.5Mbps)급 기업전용선 상품을 대기업,중소기업 가리지 않고 40% 할인판매한다. 넷츠고 관계자는 "각 업체들이 고가의 경품을 내걸거나 가입초기 1,2개월은 무료로 서비스하는 등 고객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60% 할인해 서비스하면 인건비 뽑기도 힘든 상황이지만 신규고객 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털어놓았다. 두루넷의 박득인 사업기획팀장은 심한 경우에는 메이저 업체가 공급하는 가격의 10분의 1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중소 ISP들이 메이저 업체로부터 전용선을 임대해 재판매하고 있는데 이때 T1급 회선에 라우터를 10개 붙여서 10개 기업에 재판매하고 가격도 10분의 1로 떨어뜨린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경우 속도 등 품질이 크게 떨어지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싼 가격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메이저 업체들,두고만 볼 것인가=한국통신 등 메이저 업체들도 이같은 시장상황 때문에 벤처기업에 대해서는 60% 정도 할인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할인폭을 제공하겠다는 중소 ISP들의 출현으로 매출확대에 타격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통신 접속사업팀 관계자는 "최근 인터넷 전용회선 가입기업이 2만7천개에서 머뭇거리고 있어 벤처기업에 대한 할인폭을 더 늘리거나 대기업 및 중견기업 고객에 대해서도 가격인하에 나서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만약 하나로통신 두루넷 등도 저가전략에 시동을 걸면 중소 ISP들의 도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드림라인은 기업용 인터넷 전용회선에 그룹웨어 백신 등 솔루션을,PSI넷은 버그를 잡는 패치파일,보안프로그램 등을 얹어 서비스하고 있다. 부가서비스를 통해 실질적인 가격인하 효과를 얻겠다는 전략이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