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선거사상 처음으로 원주민출신 대통령이 탄생했다. 3일(이하 현지시간) 실시된 페루대선 결선투표에서 원주민출신 구두닦이 소년에서 미국 스탠퍼드대학 경제학 박사로 변신한 '페루의 가능성(페루 파서블)'의 알레한드로 톨레도(55)가 전직대통령인 아메리카인민혁명동맹(APRA)의 알란 가르시아(52)후보를 근소한 표차로 누르고 임기 5년의 새 대통령에 당선됐다. 가르시아 후보도 이날 전체투표의 70%가 개표된 가운데 톨레도 후보의 승리를인정한다고 발표했다. 가르시아 후보는 전국에 생중계된 연설에서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주의의 승리를 확인했다면서 민주적인 선거에서 승자가 된 톨레도 후보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그는 "중간개표결과 톨레도 후보와의 격차가 3% 포인트 정도 밖에 안되지만 이런 추세가 변화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면서 깨끗하게 패배를 시인했다. 톨레도는 현재 총 유효투표수의 51.65%의 지지를 얻어 48.42%를 기록한 가르시아 후보에 3% 포인트 가량 앞서 있다. 앞서 페루의 최대 여론조사단체인 CPI가 투표마감 직후인 이날 오후 6시 발표한최종 출구조사결과에 따르면 제1야당인 `페루의 가능성(페루 파서블)'의 톨레도가전체 유효투표수의 45.7%를 득표, 좌익계인 아메리카인민혁명동맹(APRA)의 알란 가르시아(52)를 약 4∼5% 포인트차로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아포요 메르카데오와 아날리스타스 콘술토레스 등 다른 여론조사단체들이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도 톨레도가 52.4∼55%, 전직대통령인 가르시아가 46∼47.6%를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톨레도는 중간 개표결과와 가르시아의 패배시인 발언이 나온 직후 "오늘 선거에서 이기리라 생각했었다"며 "이는 이번 선거가 엄정한 민주절차에 따라 치러졌기 때문으로 페루와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말했다. 수천명의 톨레도 지지자들은 톨레도가 머물고 있는 수도 리마 외곽의 한 호텔과페루의 가능성 당사 앞에 몰려 `톨레도'와 `촐로 엑시토소(성공한 인디오)' 등을 외치며 승리의 분위기를 만끽했다. 톨레도와 가르시아는 부정부패 스캔들로 탄핵축출된 일본계 이민 2세 알베르토후지모리 전대통령의 후임자를 뽑기 위해 지난 4월8일 실시된 1차투표에서 각각 36.5%, 25.7%의 득표율로 결선에 진출했다. 톨레도는 지난해 대선에서 후지모리 전대통령에 맞서 결선투표까지 진출했으나전정권의 선거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결선에서 자진사퇴한 뒤 대규모 반정시위를 이끌었으며, 이번 결선에서는 마약복용설과 사생아 출산설 등 미확인 흑색선전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반면 지난 85년 36세 나이에 집권, '라틴아메리카의 케네디'로 불렸던 가르시아는 사회주의 경제정책을 실시하다 집권말기 국가재정을 바닥내고 연평균 7%의 초인플레를 유발하는 등 페루경제를 파탄낸 뒤 후임자인 후지모리의 도움으로 해외망명생활을 하다 지난 1월 귀국했다. 대통령 당선자는 발렌틴 파냐과 대통령 권한대행의 과도정부를 해체하고 오는 7월28일 임기 5년의 새 대통령에 취임한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