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상명대 서명덕(52) 총장의 하루 일과는 e메일을 여는 것으로 시작된다.

서 총장은 학생들이나 교수 교직원 등으로부터 매일 7~8통의 편지를 받는다.

복지시설을 확충해 달라는 학생들의 애교섞인 사연에서부터 학교행정과 관련한 교직원들의 건의사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견이 그의 전자사서함을 노크한다.

그는 가능하면 답장을 보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하고 있다.

"열린 마음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서 총장은 열린 학교 행정을 강조한다.

터놓고 이야기하다 보면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다는게 그의 신념이다.

이처럼 격의없는 서 총장이 외형보다 내실을 중요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그는 항상 "작지만 알찬 학교"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서 총장은 "교수 및 학생 수, 캠퍼스 규모 등 외형적,물리적으로는 작은 학교일지 모르지만 질 높은 교육서비스와 환경을 제공하는 진짜 큰 학교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SMART 2005"라는 중장기 발전 계획을 마련하고 차질없이 추진하고 있다.

지난 96년부터 10년간 진행될 이 프로그램은 미래 교육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내적 역량을 하나로 뭉쳐 상명대학을 세계 수준의 학교로 만들겠다는 장기 발전 전략이다.

이 계획도 물론 학교 기획실이 일방적으로 내놓은 것은 아니다.

교수 교직원 학생 등이 다같이 머리를 맞대고 짜낸 아이디어로 이뤄져 있다.

SMART 2005의 10대 핵심 과제중 하나는 첨단정보통신 및 예술.디자인을 중심으로 한 특성화 계획이다.

서 총장은 "21세기 학문발전을 위한 최소한의 인프라인 정보통신과 문명이 발달할수록 수요가 늘고 있는 예술.디자인중심 대학으로 육성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상명대가 얼마전 대학로에 서울본교와 천안캠퍼스에 이은 제3캠퍼스인 동숭캠퍼스를 연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서울 본교에 있던 예술.디자인 대학원을 옮겨 오픈한 동숭캠퍼스는 일반인들이 문화와 예술을 좀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해 대학의 사회적 역할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곳에서는 소극장 전시공간 등을 갖추고 있어 1년내내 각종 연극 영화 음악 무용 전시회 등을 열 수 있도록 했다.

국제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방학을 이용한 학생들의 단기 해외연수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학생 1인당 1백만원을 지원해 문화 체험기회를 가능한 한 많이 갖도록 했다.

미국 일본은 물론 러시아 대학들과 학문 및 문화교류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평생교육원내 설립된 러시아어학교육기관은 러시아 교육부가 인정할 정도로 명성을 얻고 있다.

서 총장은 "학교의 가장 큰 자원은 역시 학생"이라며 "이들이 많이 보고 들으면서 견문을 넓히는 것이 곧 학교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서 총장은 지난 99년말 총장직에 오른 후 상명대 장기비전을 캔버스에 제대로 옮겨 놓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앞으로 그려 나갈 상명대의 앞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