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경쟁력은 주요 64개국 중 19위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됐다.

오너 중심의 기업구조와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보상 등으로 인해 전문경영인들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동성 서울대 교수(경영대학장)는 24일 서울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국 CEO의 보상은 적절한가''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CEO의 역할''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세미나는 21세기 전문경영인 포럼(21C Executive Forum),한국전문경영인학회,(주)CEO뱅크 등이 한국경제신문사 후원으로 개최했다.

조동성 교수는 산업정책연구원과 공동으로 KOTRA를 통해 세계 64개 주요국 CEO의 연봉,능력,국제경험,교육수준 등을 설문조사한 결과 한국 CEO의 경쟁력이 미국(1위)은 물론 싱가포르(4위) 홍콩(6위) 일본(7위) 대만(18위)에도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글로벌 스탠더드 확산,경제의 디지털화,산업의 융·복합화,기업간 제휴 급증 등으로 CEO의 역할이 기업의 흥망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해져 전문경영인의 경쟁력 강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미국계 인사.관리전문 컨설팅업체인 윌리엄 머서에 의하면 국내기업 CEO의 생산성 수준도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대만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탑 경영컨설팅의 고강식 사장은 이와관련,''CEO 보상수준''이라는 발표자료를 통해 CEO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보상이 불충분한 데 큰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 CEO들의 평균 연봉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고액 연봉을 용납하지 않는 국민 정서와 CEO 보수를 투자보다는 비용으로 간주하는 관행,오너체제의 불투명한 경영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보상구조 및 제도''라는 주제발표를 한 양 백 윌리엄 머서 부사장과 휴이트 어소시에이트 한국지사장은 특히 인센티브의 비중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 CEO들은 지난해 기준으로 기본급 60%,기타 보너스 40%의 비율로 보상을 받는 데 비해 미국의 경우에는 기본급은 2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장단기 인센티브 성격의 보상이라고 이들은 소개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