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비젼의 이상록(46) 사장은 요즘 마음이 들떠 있다.

서버용 보안 솔루션으로 제공한 지문인식모듈이 삼성전자의 모든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공식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서버에 얹어 이 회사의 지문인식모듈이 공급되게 된 것이다.

이 사장은 "국내 대형 서버업체의 지문인식 솔루션으로 채택됐다는 사실 자체가 신뢰도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말했다.

지문인식 솔루션은 공인기관이 없어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

이 사장이 삼성전자의 테스트를 받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9월 삼성측에서 연락이 왔다.

바이오비젼의 지문인식솔루션 개발 기사를 접한 삼성측에서 기술을 브리핑해 달라는 요청을 해온 것.

당시 삼성은 N사의 지문인식솔루션을 채택하기로 90% 잠정결론을 내린 상태였다.

하지만 협상은 한달만에 N사를 제치고 바이오비젼의 솔루션을 테스트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 사장은 "전원을 켠 뒤 곧 바로 지문인식을 거치도록 한 점이 큰 점수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운영체계(OS)인 윈도가 작동된 뒤 지문인식을 하는 타사의 방식에 비해 운영체계 작동전에 지문을 인식, 해커의 침입을 차단하는 효과가 큰 것.

이 사장은 지문인식 솔루션을 서버는 물론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현관문 등 다양한 곳에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문을 추출 비교 응용하는 3가지 알고리즘을 독자적으로 확보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설립된 이 회사가 이같은 기술력을 갖춘 것은 과거 기아정보시스템의 기술인력을 흡수한 덕분.

서울컴퓨터학원에서 강사로 활약한 그가 기아정보시스템에 합류한 것은 1988년 10월.

당시 송병남 사장의 끈질긴 권유에 따른 것.

거기서 이 사장은 지문인식 솔루션을 처음 접했다.

기아자동차의 부도여파로 그는 기아정보시스템을 97년말 떠나야 했다.

중소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이 사장은 범죄수사 등을 위한 신원확인용에 머물러온 지문인식 솔루션 시장이 인증용으로 확대되는 추세를 읽고 창업을 결행했다.

"ID가 없는 세상을 만들어 가겠다"는 창업 초심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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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