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8일 국회를 통과,오는 7월부터 시행예정인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설립된 회사에 어느 정도의 세제혜택을 줄 것이냐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세제감면폭은 흔히 REITs(Real Estate Investment Trust)로 불리는 부동산투자회사의 투자수익률에 결정적 영향을 미쳐 이 제도의 성패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건설교통부는 제도의 조기정착을 위해서는 법인세,취득 및 등록세,종합토지세 등에 걸쳐 광범위한 감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취득 및 등록세,종합토지세를 관장하고 있는 행정자치부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법인세를 관장하고 있는 재경부는 반대하고 있다.

◇법인세 면제여부가 핵심=건교부가 관계부처에 요구하고 있는 세제감면 대상은 매우 광범위하다.

이중 투자수익률에 2∼5%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인세 면제가 핵심적인 내용이다.

물론 부동산관련 조세도 당연히 감면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취득가액의 5.8%나 부과되는 취득·등록세는 면제를 요구하고 있고 종합토지세는 분리과세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세금을 다 내고는 수익률을 맞추기가 힘들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밖에도 대도시 지역에서 법인설립시 4배나 중과돼 자본금의 1.2%나 내게 돼 있는 등록세도 감면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동산투자회사는 대도시 지역에 설립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것이 감면을 요구하는 이유다.

◇페이퍼컴퍼니를 둘러싼 엇갈린 시각=건교부는 매년 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하는 도관체(導管體,pass through)에 지나지 않는 회사에 법인세를 부과할 경우 동일한 세원에 대해 법인세와 배당소득세를 이중과세하는 결과가 초래되므로 법인세가 완전감면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재경부는 실체가 있는 법인이라면 과세하는 것이 당연하고 부동산투자회사에만 이를 면제할 경우 형평에도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부처간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부동산투자회사를 페이퍼컴퍼니로 볼 것이냐,실체가 있는 회사로 볼 것이냐에 대한 인식차에서 비롯되고 있다.

건교부에서는 페이퍼컴퍼니 여부는 상근 임직원 유무에 따라 판단할 것이 아니라 투자의 도관기능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투자수익이 회사에 고이지 못하도록 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어 상근 임직원 유무와 상관없이 페이퍼컴퍼니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소득공제제도 도입이 바람직=건교부의 구상대로 90% 이상 배당을 의무화할 경우 이중과세는 물론이고 투자수익률을 현저히 떨어뜨려 부동산투자회사가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비록 페이퍼컴퍼니라고는 하지만 경쟁 투자대상인 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CRV)에 대해서는 법인세를 면제해 주고 있어 부동산투자회사에 투자할 매력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배당을 의무화하지 않을 경우 간접투자 상품으로서의 투자매력은 그만큼 낮아지게 된다.

아울러 부동산 투자를 주로 하는 회사 성격상 임직원이 없는 회사를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다.

손이 많이 갈 수밖에 없는 부동산투자에 임직원이 없을 경우 자산관리의 부실화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임직원 유무를 떠나 배당금액 만큼 법인세 과세대상에서 제외시켜 주는 일종의 소득공제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배당금 해당분에 대해서는 법인세를 면제하는 대신 배당소득에 대한 개인소득세 과세가 이뤄져 이중과세 문제를 방지할 수 있게 된다.

최경환 전문위원·經博 kgh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