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아파트 시장에도 봄기운이 감돌고 있다.

겨우내 꽁꽁 얼어붙었던 미분양 아파트 시장에 수요자들이 몰려들면서 미분양 물량이 봄눈 녹듯 줄어들고 있는 것.

수도권 일대의 미분양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수요자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다.

특히 주택업체들이 매력적인 분양조건을 제시하고 있는데다 저금리 추세가 지속되고 있어 임대수익을 겨냥한 투자자들에게 미분양 아파트는 좋은 사냥감이 되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 왜 잘 팔리나=미분양 아파트가 팔려나가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최근 2~3년간 주택공급물량 자체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택건설업체들이 자금회전률을 높이기 위해 중도금 무이자 융자,잔금 할부납입 등 다양한 혜택을 주며 미분양 물량 세일즈에 나서고 있다.

실수요자들로선 싼 값에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게 메리트이다.

잘만 고르면 내 집 마련의 꿈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얘기다.

저금리 추세가 지속되자 시중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몰리기 시작한 것도 한 요인이다.

중소형 아파트는 임대사업을 통해 연 10%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여유돈을 가진 투자자들의 "입질"이 시작됐다.

교통여건이 최상인 역세권과 임대수요가 꾸준한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활발하게 소진되고 있다.

견실한 업체가 공급하는 미분양 아파트는 완공될 때까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신규분양 아파트보다 안전하다는 점도 인기를 끄는 이유중 하나다.

내집마련정보사의 김영진 사장은 "건설업체들이 다양한 세일즈 전략을 구사함에 따라 저렴하게 분양받을 수 있는 데다 신규분양보다 빨리 입주할 수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여유자금이 있는 투자가에게는 전세나 월세로 돌릴 수 있는 중소형 미분양을 노리는게 유리하며 일시적인 공급 과다로 미계약분이 생긴 곳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서울 미분양 아파트=성북구 월곡동 두산힐스빌은 중도금 1차분을 잔금을 치를때 받는 혜택을 주고 있다.

두산힐스빌의 유수완 분양소장은 "노원구 성북구 등지는 세입자들이 최근 전세대란을 겪은 뒤끝이어선지 지난 두달간 1백여 가구가 소진됐다"며 "중소형 아파트는 전세값과 분양금의 차이가 크지 않아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들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철 신이문역에서 걸어서 5분거리인 동대문구 이문동 대림아파트의 경우 계약금을 총 분양가의 20%에서 10%로 낮췄다.

중도금 3회분은 무이자로 빌려준다.

이같은 조건으로 인해 24평형 30여 미계약분이 거의 소진됐고 30평형과 32평형 일부 가구만 남았다.

벽산건설은 구로구 고척동 개봉역 벽산타운의 계약금을 분양가의 10%로 낮추고 중도금의 30%를 무이자로 융자해주고 있다.

또 나머지 중도금(30%)의 이자는 입주할 때 내도록 해 실수요자들이 꾸준히 견본주택을 찾고 있다.

강북구 미아동 경남아너스빌은 3월들어 40가구가 주인을 찾았고 33평형 50가구 정도가 미분양 상태이다.

계약금10%,중도금 20% 그리고 나머지는 입주할때 잔금으로 내는 조건을 내걸었다.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서울지역에 비해 분양조건이 더 좋은 편이다.

수원시 망포동 늘푸른벽산의 경우 계약금10%,분양가의 50% 2년동안 무이자 융자 등의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허정우 분양소장은 "지난달보다 미분양분 소진율이 30% 이상 늘었다"며 "즉시 입주할 수 있는 데다 분양 조건이 좋아 실수요자들이 찾아왔다가 금방 계약을 맺는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

부천 현대홈타운은 전체 3천가구에 육박하는 대단지로 계약금 10%에 중도금은 전액 무이자로 대출해준다.

문의가 잦을 뿐만 아니라 하루 평균 한 두 건씩 미계약물량이 팔려나가고 있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수원망포 LG빌리지는 최근들어 미분양 아파트의 소진이 가장 활발한 편이다.

3월 들어서만도 50여 가구가 주인을 찾았다.

계약금은 분양가의 10%이고 중도금 전액을 무이자로 대출해주는 조건이어서 실수요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