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이후 냉각기조를 유지해온 북.미 관계가 최근들어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한이 대미 비난 방송을 자제하고 나서자 미국도 대북 중유 공급을 시작하는 등 화해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리처드 바우처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0일(한국시간)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제네바 기본합의를 지킨다면 미국도 준수한다는 게 현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또 북한에 제공키로 한 중유의 선적이 최근 개시됐다며 대북 경수로 건설 등도 계속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북한에 대해 회의적 시각과 함께 검증(verification)을 강조하는 등 강경기조를 보였던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쪽으로 태도를 바꾼 것이다.

이는 최근 미국내 여론이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 혼선을 지적하며 조속한 북.미 대화를 촉구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대해 북한도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하루 40여건에 달하던 미국 비난방송이 이번주들어 20건 안팎으로 급감했다.

또 "미국을 선제 공격할 의사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우리가 바라는 것은 북.미 사이의 대결이 해소되고 관계개선이 이뤄지는 것"(노동신문, 19일) "미국은 조선민족이 조국 통일문제를 자주적 평화적으로 해결하도록 하는데 긍정적 역할을 해야 할 것"(중앙통신, 20일)이라며 북.미간 관계개선을 희망하고 있다는 방송도 자주 보내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