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산업개발이 현대그룹 계열사로서는 처음으로 부도를 맞았다.

이 회사는 원래 정주영 현대그룹 전 명예회장의 넷째 아들인 몽우씨의 몫이었으나 그가 지난 90년 사고로 사망한 뒤 특정한 ''오너''가 없이 표류해왔다.

지분상으로는 지난해까지 현대자동차가 최대주주였으나 ''왕자의 난''을 전후해 현대중공업이 이 회사 지분 29.57%를 현대차로부터 인수, 제1대 주주가 바뀌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현대차의 계열 분리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이 일시적으로 떠맡게 됐을 뿐 실제로는 어느 회사에도 소속해 있지 않다는 게 그룹 안팎의 정설이다.

고려산업개발은 뚜렷한 오너는 없었지만 외환위기가 몰아닥친 지난 97년 이전까지만 해도 우량 회사였다.

아파트 공사와 레미콘 사업 등을 통해 매년 수백억원의 이익을 남겼다.

그러나 97년말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현대알루미늄과 신대한 현대리바트 등 그룹 계열 부실 3개사를 합병하면서 부실화되기 시작했다.

지난 1월중에도 부도 위기를 맞았으나 현대중공업의 긴급 지원으로 위기를 넘겼다.

고려산업개발의 부도는 현대중공업에 대한 시장 평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게 증권가의 반응이다.

윤진식.김용준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