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군과 완도군이 ''땅끝'' 지명(地名)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완도군이 최근 완도읍 정도리 해안일대에 ''신땅끝 해양관광 종합리조트 개발''이라는 대규모 관광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완도군은 지난 63년 해남과 완도사이에 완도대교가 놓이면서 관련법상 내륙으로 인정되고 있기 때문에 완도읍 정도리해안에 속한 ''넉구지''지역의 천지두(天地頭)를 신땅끝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지역은 북위 34도16분59초에 위치,기존 해남군 송지면 갈두리 땅끝의 34도17분38초보다 위도상 1분 아래 위치하고 있다는 게 완도군이 제시하고 있는 근거다.

이에 따라 완도군은 총사업비 1천1백13억원을 들여 이 일대 1백50만㎡을 2002년부터 2010년까지 휴양관광단지로 조성키로 하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완도군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해남군이 발끈하고 나섰다.

해남군은 완도군의 ''신땅끝'' 주장이 명성을 도용하는 지역이기주의의 발로이자 해남군에 대한 역사·문화적 약탈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 연륙교를 놓았기 때문에 땅끝이라는 주장은 제주도나 마라도도 다리만 놓으면 땅끝이 된다는 논리와 다를 바 없다며 완도군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해남군의 이같은 주장은 지난 86년 문화관광부로부터 국민관광지로 지정돼 연간 7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땅끝''의 명성이 희석될 것을 우려하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

특히 땅끝일대에 해상전망대를 세우고 조각공원을 조성하는 등 대대적인 단장을 끝내고 내년부터 유료화하려는 군의 계획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며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