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증시와 선전증시가 지난 1월20일부터 시작된 긴 춘지에(春節) 휴가기간을 끝내고 5일 다시 문을 연다.

음력설을 중시하는 중국의 생활 관습상 2001년 증시는 사실상 이제 첫 발을 내딛는 셈이다.

중국 주가는 미국 주가만큼이나 한국과 아시아 경제에 중요하다.

이런 와중에 국제 사회 일각에서는 올해 중국 주가의 대폭락과 이에 따른 사회 불안사태의 유발가능성에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중국 증시 현황=10년이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중국 증시는 주식투자 인구 6천만명을 자랑한다.

저변이 넓기로는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다.

시가총액은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홍콩과 2위 각축을 벌이고 있고 한국의 세배에 육박한다.

게다가 지난해 일본 주가가 연초의 3분의 2 수준으로,한국 주가가 절반 수준으로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중국 주가는 상하이B시장(외국인 전용 시장)의 경우 1백36%,선전B시장은 63%,상하이A와 선전A시장(모두 내국인 시장)도 모두 50% 이상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중국 증시는 언제 터질지 모를 커다란 거품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실제 중국 주식들의 주가 대 순익비율(PER) 평균은 60을 넘고 있다.

이는 거품경기가 꺼지기 직전이었던 80년대 말 일본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지난해의 경우 이 비율 평균이 23,최근 10년동안 평균 18이었던 미국과도 크게 대비된다.

여기에다 최근 중국 증시가 주가조작과 이른바 ''묻지마 투자''로 얼룩지는 현상들도 나타나고 있다.

◆주가거품의 중심은 정부=중국 정부는 최근 주가조작사례를 추적해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워낙 주가조작이 만연돼 있는 데다 정부 자신이 주가 상승의 최대 수혜자이고 보면 제대로 시장의 질서가 잡히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해 여름 중국 최대 백화점체인이자 가정용품 도매상의 하나인 바이웬사가 도산 지경에 빠졌을 때 정부 당국이 취한 태도가 이를 입증한다.

당시 정부는 관련된 보도를 금지시키고 오히려 관제 여론 매체를 통해 투자 분위기 고조에 나섰다고 한다.

이에 따라 바이웬 주가는 계열사들의 잇단 도산에도 불구하고 연일 신고가를 기록했다.

중국의 주가 거품은 사실 정부 작품인 측면이 크다.

중국 은행들은 연간 GDP의 20∼30%,또는 중국 증시 시가총액의 40∼60%에 달하는 액수의 대출금을 부실 국영기업들에 떼인 상태다.

이 경우 손실을 공적자금으로 메우고 부실 공기업을 퇴출시키는 것이 해결수순이나 중국 정부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거액의 정부 자금이 지출되고 대량 실업사태가 초래되는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반면 중국 정부는 4개 자산관리공사를 신설해 이들로 하여금 높은 액수를 쳐주고 은행들의 부실자산을 인수토록 했다.

이로써 은행 장부를 세탁했다.

그러나 은행들이 자산관리공사로부터 받은 것은 10년짜리 어음이다.

한편 자산관리공사는 10년 외상으로 산 부실채권,즉 국영기업들의 부채를 지분으로 전환했다.

그리고는 이 지분을 주식시장에 내다팔아 현금을 마련하고 있다.

물론 해당 국영기업들의 현 주가는 매우 비합리적이다.

이익은 커녕 갈수록 더 많은 손실만 내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는 국민들에게 주식투자를 열렬히 권장하고 있다.

기업 부실 관련 정보는 루머로 몰아붙이고 언론의 입을 틀어막고 있다.

◆커지는 국민 고통=주가가 아무리 올랐어도 지난해 중국 주식투자자들은 셋 중 둘이 돈을 잃었다.

상장 기업들 중 95%가 국영기업이고 정부가 이들 지분의 3분의 2 이상을 쥐고 있다.

급전이 필요한 부실업체들일수록 빨리 상장이 허가되는 경우가 많고 중국 증시란 본질적으로 정부가 국민 재산을 이전받는 수단이기에 주가하락은 없다는 것이 현지 딜러들의 얘기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중국 국민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을 개연성이 적지 않다.

부실기업 봐주기 탓으로 건전 기업 근로자들부터 실업자로 전락하는 것이 그 하나요,절망 속 주식투자에서 이들이 마지막 자산까지 몽땅 날리는 것이 또 하나다.

신동욱 전문위원.經博 shin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