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 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2월5일자 최신호에서 "한국과 일본 기업들간에 정보기술(IT)산업을 중심으로 제휴가 활발하다"며 "양국 기업들이 경쟁 일변도에서 탈피해 협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특히 일본 최대의 무선통신 사업자인 NTT도코모사가 SK텔레콤과 제휴 협상을 진행중인 것과 관련,"이같은 제휴는 식민지 지배와 피지배로 얼룩진 양국간 관계로 볼 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생각할 수도 없었던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비즈니스위크는 그동안 한국과 일본은 조선분야부터 메모리 칩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경쟁해 왔다고 상기시켰다.

일본 기업들의 적극적인 대한(對韓) 접근 움직임과 관련,이 잡지가 주목한 기업은 한국계 손정의 사장이 이끌고 있는 소프트뱅크와 미쓰비시상사다.

이들 두 업체는 줄잡아 10개의 한국 업체에 투자를 통한 제휴협정을 맺고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위크는 도쿄 주재 한국무역센터를 인용,일본 기업들은 지난해 상반기 동안에만 한국의 인터넷 기업들에 2억6천8백만달러 어치를 투자했는데 이는 99년 한햇동안 이뤄진 투자규모의 8배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이 주간지는 일본의 투자자들에게 한국은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비해 저렴하지만 우수한 투자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한국의 코스닥시장이 80% 가량 폭락한 상태이기 때문에 대한 투자가 매우 값싸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 정부는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통신 분야의 규제 철폐를 주도,많은 연구 인력들이 기업 설립에 나설 수 있게 됐다는 것도 강점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환경에서 한국의 신세대 경영진은 일본의 투자자들을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인터넷 시장인 일본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생각,양국 기업인들간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고 이 잡지는 덧붙였다.

이학영 기자 ha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