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이 대기업의 집단이기주의적 이해만을 대변하고 있다"는 진념 재경장관의 발언은 재계에 대한 강한 불만을 분명히 한 것이다.진 장관의 발언이 "노동장관때 전경련을 비판했다가 경질됐지만 할말은 해야겠다"고 밝힌데 이어진 것이고,토론이 가능한 모임으로는 신년들어 처음인 자리에서 나온 것이란 점은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불만의 강도를 엿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또 의도있는 발언이란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작년 1월 ''전경련은 없어져야할 조직''이라고 주장했던 이헌재 재경장관 발언과 그 이후 거의 1년내내 계속됐던 ''대기업 길들이기''를 연상하게 되는건 당연하다.

불필요한 정·재계간 불협화음과 그로 인한 간격은 결국 경제에 부담만 준다는게 이미 경험을 통해 입증됐는데도 똑같은 과정을 되풀이하는 것은 아닌지,걱정스러워지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진 장관은 전경련이 정부에 낸 ''경제운용방향에 대한 의견서''에 대해 특히 불만이었던 것 같다.

집단소송제 집중투표제 등을 도입해서는 안된다는 주장만 있을 뿐 스스로 개혁하겠다는 소리는 없어 변화를 촉구했다는게 본인의 설명이기도 하다.

진 장관 입장에서는 경제5단체가 여야 3당대표를 방문해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위기를 불렀다"고 주장한 것등도 유쾌하지는 못했을 것이 아마도 분명하다.

그러나 진 장관의 발언은 적절하지 않았다는게 우리의 인식이다.

전경련이 대기업을 회원으로 하는 경제단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기업이해를 대변한다고 해서 비난해야할 까닭이 우선 없다.

기업은 본질적으로 이윤추구가 목적이고 기업과 기업인을 회원으로 하는 경제단체는 바로 그런 방향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

전경련이 재경부나 공정거래위와 똑같은 주장을 해야한다는 발상은 결코 옳지 않다.

경제가 활성화되려면 이 시점에서 가장 긴요한 것이 기업의욕이다.

기업과 기업인의 주장이 자유롭게 분출될 수 있어야할 것은 물론이다.

''변해야 한다''는 것이 시대적 요청임에 분명하지만 개혁을 내세워 기업을 위축시키는 것은 지금의 경제상황에 비추어 결단코 바람직하지 않다.

기업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개혁이 이루어지도록 해야지 물리적으로 정부에서 강요할 일이 아니다.

진 장관의 발언은 본인의 의도에 관계없이 불필요한 확대해석과 오해의 여지가 없지 않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정부와 재계간 긴밀한 협력이 긴요한 시점이라고 본다면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