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타는 갈증도 펌프로 퍼올린 시원한 지하수 한바가지면 말끔히 가신다.

펌프물이 안나온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몇바가지 물을 퍼부으면 나오게 마련.

초기에 투입되는 물의 역할을 하는게 바로 정책자금이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사실 정책자금은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지하자금과 핸드백부대의 자금까지 벤처로 흘러 들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정부정책자금은 벤처기업에게 지하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펌프에 붓는 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벤처 정책의 사령탑인 중소기업청은 올해 네가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자금,창업,지방화,국제화 지원이다.

먼저 자금을 보면 벤처 펀드를 1조원가량 조성한다는 게 골자다.

정부는 1천5백억원의 예산으로 펀드에 출자하고 나머지는 벤처캐피털이 끌어모으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중기청은 올들어 벤처가 다시 뛰기 시작해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급류를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 국민연금의 벤처펀드 출자가 허용되면 이같은 추세는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창업은 벤처라는 숲을 만드는 씨앗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정부는 벤처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의 대학과 연구소에 있는 2백40여개 창업보육센터를 내실화할 계획이다.

작년까진 센터 건립비만 지원했으나 올해부터는 운영비도 지원키로 했다.

대학생 창업동아리지원,창업강좌,교수및 연구원 창업도 독려하기로 했다.

최준영 중기청 벤처국장은 "올해 벤처기업의 숫적 증가율은 둔화될 수 있다"며 "하지만 중요한 점은 내실있는 벤처기업을 만들고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방화는 작년에 지정한 전국 20개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를 중심으로 이뤄질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조성한 5백억원의 예산으로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각종 부담금면제 등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국제화는 해외한인벤처전문가와 금융인 사업가 등 국제한인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민관 합동으로 구성된 벤처기업세계화지원단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정부 정책과 관련,경쟁력있는 벤처기업의 자생력을 키워주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홍순영 기협중앙회 상무는 "올해는 기술력과 마케팅 능력을 갖춘 기업만이 도약할 것"이라며 "다만 정책자금만으로 벤처를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부문이 펀드 결성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기업인수합병(M&A)이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등 투자자금이 선순환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김낙훈 기자 nhk@hankyung.com